4만 단양군민들의 숙원인 수중보 건설이 부실한 설계와 시공으로 완공이 2∼3년 늦어지면서 지역 관광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011년 착공된 이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감독을 책임지고 삼부토건 콘소시움이 시공을 맡았다. 착공 12개월 만인 지난 2012년 7월, 집중호우로 가물막이가 터지면서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단양 주민들은 지난 1985년 수도권 상수원 확보를 위해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정 든 고향을 물 속에 놓아둔 채 지금의 단양으로 이주했다.

당시 정부는 이주정책으로 단양을 전국 제일의 호반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는 아픔 속에서도 1년 내내 물이 가득하고 그림 같은 유람선이 떠다니는 호반관광도시를 꿈꿨다. '이주민'이라는 꼬리표를 단 주민들은 평생을 농사에 전념해 왔다. 신단양에는 농토거리가 없어 관광객 대상 장사로 생계를 이어갈 형편이었다.

이들은 수몰 보상금과 은행 대출금으로 분양 받은 땅에 상가와 여관 등을 신축했다. 하지만 핑크빛 정책인 호반관광지 꿈은 이주 2년 만에 깨지고 말았다. 수자원공사는 관광성수기인 여름철만 되면 댐 수위를 낮췄다. 홍수조절 정책에 따라 단양지역은 연중 강바닥이 드러나는 볼썽사나운 모습만 드러냈다. 충주호권 관광개발사업인 충주호 유람선마저 모습을 감췄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일부 상가들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단양호 일원에 물을 채워달라고 수공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장마철이면 수도권 수위 조절로 단양 상류지역은 매년 수해를 입어 왔다. 충주댐이 조성되면서 단양 일원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는 굴레에 묶여 각종 개발을 제한 받았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는 물론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군의 존립기반마저 위기를 맞게 됐다. 정부의 생계무시 정책이 이어지고 피폐한 삶이 계속되자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수중보 건설 움직임이 시작됐다. 정부가 약속한 호반관광도시를 위해 단양지역에 연중 물을 채울 수 있도록 수중보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주민들은 그동안의 피폐한 삶과 정부의 이주정책, 어려운 지역현실을 담은 군민의 뜻을 청와대·국회 등에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착공된 수중보 건설이 부실한 설계와 공법 대체로 늦어지고 있다. 단양주민들에게는 인고의 세월이었다. 수중보 건설은 단양의 미래를 좌우하는 최대 사업이다. 수공은 군민들과의 약속인 호반관광과 주민 생계를 위한 수중보 조기 완공에 나서야 한다.



/목성균 제천단양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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