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대회보다도 환호와 안타까움이 많았던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4일 새벽 폐막됐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5시간이라서 자정을 넘겨 경기가 열려도, 밤잠 설치며 뜨거운 응원을 보낸 국민들도 자랑스럽다.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서 동계올림픽 3회 연속 10위 이내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초반부터 실수와 불운이 겹쳐 첫 단추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더니 결국 금3, 은3, 동2개의 메달로 13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메달을 따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무척 중요하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 뼈저린 반성과 대책


우리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은 쇼트트랙 덕분이었는데, 벤쿠버에서는 중국에게 이번에는 개최국 러시아에 쇼트트랙 최강의 자리를 빼앗겼으니 뼈저린 반성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우리 남자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토리노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유망선수가 러시아로 가는 등 선수관리의 허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귀화한 그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도 3개의 금메달을 러시아에 바쳤고, 우리 메달 획득을 저지한 결과였으니 참 애석하다. 또한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고도 러시아의 텃세와 심판들의 편파판정으로 불이익을 당했지만 금메달보다 더 값진 은메달을 따냈고, 빙속에서 금을 캐낸 이상화 선수 역시 달인(達人)의 경지에 오른 훌륭한 선수다. 또한 컬링, 스키, 루지, 빙속 추월 등 우리에게 좀 생소한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저변을 넓힌 것은 큰 수확이다.


- 새 지평을 열 평창올림픽


밤잠을 쫓으며 새벽까지 소치 올림픽 폐막식을 지켜봤다. 다음 개최국인 우리가 올림픽기를 받고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아리랑 등 우리 문화공연이 전 세계로 방영될 때 무척 자랑스러웠다. 드디어 우리가 그토록 염원한 평창대회가 2018년 2월 9~25일 총 17일간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 열리게 된다. 세계에서 8번째로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이제는 얼마나 알차게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치르느냐가 커다란 과제다. 평창올림픽의 기본적인 모토처럼 '새 지평'(New Horison)을 열어야 한다.

시설뿐만 아니라 폭넓은 종목에서 김연아나 이상화 선수 같은 우수한 선수를 많이 길러내며 피나는 준비를 해야 한다. 만약 경기력이 부진하면 남의 잔치에 안방만 빌려주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발전 등 체육 당국과 지도자들이 각성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창조올림픽이 되도록 온 국민이 알차게 준비해 자라나는 학생들이 꿈을 가지고 무한한 잠재력을 키우고,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으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며 선진국과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천재일우(千載一遇)로 삼아야 한다.



/김진웅 前 경덕초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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