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성예금 감소세 못막아… 특판 종료 정기예금도 줄어

은행들이 증시로 빠져나가는 예금을 붙잡기 위해 고금리 월급통장이나 특판 정기예금 등을 내세워 수신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의 감소세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거나 단기간에 '뭉칫돈'을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 은행 예금의 이탈이라는 대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은행권의 금리경쟁이 당장의 '돈가뭄'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더라도 결국은 수익성 악화를 가져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21일 현재 97조7천557억원으로 9월말에 비해 2천88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저원가성 예금은 만기가 없는 요구불예금과 일부 저축성예금으로 금리가 낮아 은행의 수익성에 기여하는 핵심예금이다.

저원가성 예금이 작년말 104조5천970억원에서 3월말 98조7천650억원, 6월말 98조2천570억원, 9월말 97조4천677억원으로 계속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일단 감소세는주춤해진 상황.

하지만 8~10월 은행들이 4%대 금리를 주는 월급통장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보통예금의 '제로금리'를 과감히 포기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한 셈이다.

'우리 ama전자통장'은 월급통장 잔액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 4.0~4.8% 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으로 자동 이체되는 상품인데 출시 2개월여가 지났지만1천789억원을 유치했고,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기업은행의 아이플랜통장은 4개월이 넘었지만 잔액이 1천508억원에 불과하다.

9월초 하나은행이 출시한 '빅팟 통장'이 그나마 6천950억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기예금 역시 일부 은행의 특판이 잇따라 종료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4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1일 현재 189조2천930억원으로 11월말에 비해6천186억원이 줄었다.

11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6%대 특판을 판매하면서 한 달간 무려 8조1천922억원이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반짝효과'에 그친 것이다.

국민은행은 11월 22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0.5%포인트 올려 8영업일 만에 약 3조원을 유치했고, 신한은행도 10월8일부터 최고 연 6.1%의 이자를 주는 특판예금을 출시해 11월말 한도액 1조5천억원을 모두 팔아치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대세를 막을 수는 없다"며 "다만 올해 상반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몰리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같은 감소속도가 둔화한 것 자체에도 의미를 둘 만 하다"고 말했다.



<표> 저원가성 예금 잔액(mmda 제외)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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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말 │올 3월말 │ 6월말 │ 9월말 │12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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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409,422│ 384,061 │ 369,650│ 370,588│ 375,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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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 288,450│ 274,534│ 273,213│ 276,488│ 273,714│

├───┼─────┼─────┼────┼────┼────┤

│우리 │ 220,430│ 207,982│ 210,290│ 209,851│ 211,117│

├───┼─────┼─────┼────┼────┼────┤

│하나 │ 127,668│ 121,073│ 129,417│ 117,750│ 117,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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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1,045,970│ 987,650 │ 982,570│ 974,677│ 97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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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정기예금 잔액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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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9월말 │ 10월말 │ 11월말 │ 12월21일│

├───┼─────┼─────┼─────┼─────┤

│국민 │ 571,101│ 569,084│ 603,767│ 608,378│

├───┼─────┼─────┼─────┼─────┤

│신한 │ 324,158│ 326,734│ 338,910│ 34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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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 495,119│ 514,389│ 526,700│ 512,742│

├───┼─────┼─────┼─────┼─────┤

│하나 │ 401,642│ 406,987│ 429,739│ 429,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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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1,792,020│ 1,817,194│ 1,899,116│ 1,89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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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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