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두고 '호통치고, 반성문 쓰라는 식은 곤란하다'며 연일 강하게 비하자 한나라당은 6일 "제발 임기 말만이라도 놈현스런 노무현이 아니라 노무현다운 노무현 대통령이길 바란다"고 즉각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권기균 부대변 명의의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4일 경제인 신년 인사회에서 '지난 5년간의 정책에 대해 평가서를 내라는 것은 반성문을 쓰라는 것'이라고 했다. 평가서 작성을 반성문 쓰라는 것이냐고 감정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져 온 대통령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이같이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발전적인 국가 경영을 위해 전임 정부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문제를 도출해 그것을 다음 단계의 계획에 반영하는 것은 다음 정부의 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수행해야 할 기본 절차 및 첫 단추"라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미국 부시 대통령의 'abc(anything but clinton)'에 빗대 'abn(anything but 노무현)'이냐면서 지금은 불도저 경제시대가 아니라 지식경제 시대라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도저 경제든 지식경제든 'plan-do-check-action'이라는 과정은 다르지 않다"며 "'abc'도 아니고 'abn'도 아니다. 일을 하는 사람들의 기본 절차인 abc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임기 말 고위직 인사 자제 요청에 대해 노 대통령이 '만일 한 번 더 협조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맘대로 할 것'이라는 말한 것과 관련, "정말 실망스럽다. 대통령으로서 본분을 잊은 것 같다. 고위직 인사 자제 요청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며 "노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보좌관을 감사위원에 임명하고, 자신의 사시 동기를 중앙선관위원에 내정하고, 자신에게 충성했던 언론계 인사들을 언론재단 임원에 임명했다"고 힐난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더 이상은 안 된다. (노 대통령이)비록 대통령 재임시에는 국민으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지만, 퇴임 이후 국가 발전에 더욱 헌신해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미국의 후버 대통령이나 퇴임 후 봉사활동으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는 카터 대통령의 경우를 잘 연구해 보기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김성호 기자 ksh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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