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세월호 참사에 대한 깊은 애도와 희생자에 대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우리는 인생이라는 넓은 바다에 삶이라는 배를 띄어 항해를 하고 있다. 바다에서의 항해는 순간 순간 폭우, 돌풍과 파도 등으로 인해 다양하고 거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인생의 항해도 한번 시작 된 이상 되돌릴 수 없다. 앞으로 가야하며 역경과 고난을 뚫고 지나야만 한다. 이제 바다와 싸워 목적지에 이르기 위한 안전(安全)을 점검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로, 삶의 중심을 잡기위해 무게를 두고 항해해야 한다. 현대문명이 발달되고 다양한 매체들이 개발되면서 정보의 양은 물론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며, 과정에서 얻어지는 소중한 경험은 극히 미미해 가치가 사리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참고,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아는 무게가 점점 가벼워진다.

'황금을 기다리지 못해 거위를 잡게 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물론 참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느린 것 같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매력은 목표를 위해 자신의 일을 무던히 해 나가는 것에서 표출 된다. 인내라는 무게를 두고 중심을 잡아 인생에 항해를 할 때 비로소 바람의 시원함과 파도의 움직임은 삶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둘째로, 감당할 수 있는 양을 싣고 항해해야 한다. 흔히 엘리베이터에 타면 눈에 들어오는 표식 중 하나는 'CAPACITY' 즉, 수용량이다. 모든 탑승 수단에는 수용량이란 것이 존재한다. 물론 우리의 삶의 배도 수용량이 있다. 옛말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한자성어도 있다. 즉, 사람은 누구나 더 가지고 싶고 남의 것도 뺏고 싶고 보면 없던 마음도 생겨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것마다 다 가질 수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 과욕으로 인해 가라앉게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욕심내지 말고 내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짐을 싣고 행복한 항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충실히 항해해야 한다. '정체성(dentity)'란 '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라고 한다.

'변하지 않아야 한다. 상황이 변한다고 해서 그 역할이 변해서는 안된다. 선장은 선장의 역할이 있고 항해사는 항해사의 역할이 있으며, 선원은 선원의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망각하고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작은 사고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재난으로 다가 온다.

지금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가? 지금의 삶이 힘들어 그 역할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가? 인생의 항해에서 크고 작은 사고는 늘 존재한다. 그러나 그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나의 역할이 무엇이며 변함없이 그 일을 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이제 다시 한번 인생이라는 바다에서의 항해 중 안전(安全)을 점검해 보자. 그리고 그 항해에서 오는 고난과 역경이 삶의 희망과 가능성으로 전환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창기 한국교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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