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5일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목에 걸고 지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충청일보]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시종 후보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는 개표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하는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6·4 지방선거 개표가 시작된 후 5일 새벽까지 두 후보는 근소한 표차로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청주권 선거구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결국 이 후보의 신승으로 매듭지어졌다.

이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 이후 6년 만의 리턴매치에 나선 윤 후보를 다시 한번 제치면서 7번의 선거에서 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선거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도내 최대의 표밭인 청주권은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이었다.
4년 전 지방선거 때도 이 후보는 청주 상당·흥덕, 충주, 청원 선거구에서 이기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13개 시·군·구 선거구 중 9개 선거구를 재선에 도전한 정우택 후보에게 내주면서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청주 상당·흥덕구에서 많은 표를 얻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두 후보의 고향인 충주에서 이 후보가 패하는 등 이번 선거에서는 4년 전과는 다른 판세가 나타나면서 특히 청주권이 이 후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 후보가 모두 청주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승부는 지역정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60%가량 개표가 이뤄졌을 때만 해도 윤 후보가 이 후보를 1천800여표 앞서기도 했지만 청주권 개표가 본격화돼 개표율이 94.28%에 달하자 이 후보가 윤 후보를 1만1천여표 앞서 나갔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 달라"는 새누리당의 호소에도 불구,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에서도 이 후보가 밀리지 않았던 것도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 대통령 외가론'은 옥천군수 선거에 적중해 새누리당 김영만 후보가 57.11%를 득표, 새정치연합 김재종 후보를 가볍게 눌렀지만 충북지사 선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옥천 지역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50.08%는 충북지사 후보로는 윤 후보가 아닌 이 후보를 선택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윤 후보가 청원군 오창산단의 발암물질 배출량을 집중 부각한 게 오히려 패인 아니었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합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같은 당 이승훈 후보는 청원군 선거구에서 53.99%의 표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윤 후보는 47.82%에 그쳤다.

발암 물질 배출을 선거 쟁점으로 만들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특별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창을 포함한 청원 지역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가 터진 상황에서 윤 후보가 청주권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실패했고 이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도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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