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래처 찾아도 단가인하 문제 58%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3곳중 2곳은 대기업들의 이른바 글로벌 경영으로 인해 납품처나 판매처가 줄어드는 경영 난관에 봉착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로운 거래처 등 판로를 개척해도 출혈수준인 납품단가 인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9일 내놓은 '중소기업의 신시장 개척실태 및 촉진방안'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청과 함께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404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납품처인 대기업의 글로벌 경영에도 해당산업의 업황호조나 업계의 자구노력으로 납품거래처와 판매실적이 모두 늘어난 경우는 응답기업의 32.4%에 불과한 반면, 67.6%는 납품거래처가 줄거나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kiet는 "대기업의 글로벌 경영이 중소기업, 특히 납품기업들에게는 내수시장 축소에 따른 판매위축과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경쟁 등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특히 대기업이 납품단가 변수를 중시하면서 중국산이 대거 유입돼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응답 중소기업의 59.9%는 국내외에서 신규 거래처 발굴에 나서고 있고 28.7%는 새 분야 진출을 추진하는 등 자구노력을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새 판매시장이나 거래처를 얻더라도 중소기업들의 경영개선은 쉽지 않아응답기업의 55.7%가 출혈수준의 납품단가를 최대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이를 국내외 시장으로 나눠보면 해외시장의 경우 최대 애로점이 해외기업의 발주 소식 등 정보부족이 32.4%로 가장 많고 가격 등에서의 과도한 납품조건은 8.

9%에 불과한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과도한 납품조건이 41.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보증요구 등 신규거래처의 보수적 행태(16.1%), 연고.수의계약 등 불투명한 조달관행(10.1%) 등이 문제로 꼽혔다.

kiet는 "우리와 유사한 어려움을 먼저 겪은 일본은 산업별로 상.하류간 정보교류를 활성화해 공동기술개발,판로개척,신분야 진출 등 사업기회의 창출을 강화하려는 일명 '천상천하(川上川下) 네트워크 구축사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기존 대기업별 납품업체 모임 대신 개방적 민간자율 네트워크의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kiet는 아울러 현재 세부업종별로 구성돼있는 중소기업 협동조합들이 판로확대와 시장정보 수집, 수요자와 공급자간 거래기회의 마련 등에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강화하고 무역협회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외부기관이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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