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 외래교수·사회복지학박사] 대형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각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재발방지책'은 언제나 그렇듯 미봉책으로 일관하다 어느정도 세월이 지나면 흐지부지 연기속으로 사라진다.
강력한 후속대안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게 한국병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서해훼리호 사건', '리조트 붕괴사고' 그리고 최근 발생한 '세월호침수 사건'과 '장성요양병원 화재' 등 대형참사의 발생원인을 살펴보면 거의 엇비슷한 공통점이 나타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공통적 원인이 발견돼도 철저하게 무시된채 재발방치 차원의 교훈이 되지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전만능과 성과지상주의가 문제
세월호 참사의 속내를 살펴보면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등과 판박이 아닌가 보여진다. 사장과 간부들은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도 '일일 매상액' 등을 운운하며 손님들을 계속 입장시켰다고 한다. 지난달 수백명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역시 돈만 밝힌 악덕 기업인과 관계자들의 갖가지 불법 및 비양심이 부른 참사로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대형참사가 똑같이 반복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관계자들의 의식과 문화 등의 소프트웨어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보여 진다. '빨리빨리'의 조급함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달리는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조급문화의 산물이 한강의 기적이고 새마을의 성공이란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이 이면에 수면으로 침몰하는 거함과, 바람처럼 붕괴되는 백화점이, 거대 다리가, 불타는 지하철이 있다는 걸 도외시 하지는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

'여유'와 '정직'이 절실하다
돈벌이가 되는 큰 사업장 주변엔 정직과 성실, 근면성이란 윤리는 찮아볼수 없고 눈치껏, 재주껏 사업을 해야 한다는 그릇된 상술요령이 만연하다. 여기에 갖가지 비리와 부조리가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이같은 실태는 민간업계도 엇비슷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 병원과 제약회사등의 비리 관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더 많이 빨리 성과를 내고 더 이익을 챙겨야 한다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는 것이다.
결국 이게 각계의 비리와 부조리 모태 아닌가 싶다. 쉬운 것부터 조금씩 바꿔 나가야 한다. 참사가 발생하면 당사자들은 패가망신 한다는 인식부터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또, 관련 제도를 손 봐야 한다. 누구든 안전을 무시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가중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도 필요할 듯 싶다. 굴지 회장이나 특정 종교 지도가 온나라를 뒤흔드는 대형참사(?)도 다시는 재발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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