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 배경과 전망

증시가 믿었던 1,700선마저 붕괴되자 얼마나 더 떨어져야 바닥에 도달할 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악재로 인해 심리적인 영향을 받으며 급락했기 때문에 다시 외부적인 충격이 더해지면 추가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수준은 증시의 기초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크고 추가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3.4분기까지 조정을 거치며 1,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으므로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에 나서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발 악재가 급락 배경 =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신흥국가들 투자자금 회수 등이 증시 하락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는 중국과 신흥시장의 경제부진으로 연결돼 결국 글로벌 경기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주 미국이 발표한 세금환급을 통한 경기부양대책이 기대수준에 못미쳤다는 시장의 싸늘한 평가를 받으며 미국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도 이날 폭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미국 채권업체들에 대한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확산 우려가 더 커진 점이 심리적인 투매현상을 불러일으켜 증시급락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급락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급,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것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해외발 악재가 진정되지 않으면 더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경기 둔화가 1,700선 붕괴의 원인"이라고전제하고 "미국은 경기침체라고 보기는 힘들지라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준이 바닥..매수기회 목수리 높아 = 전문가들은 증시가 외부 악재에 휘둘리고 있어 단기적으로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현재 시점이 바닥권으로 평가되느니 만큼 저가매수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지금이 바닥권이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미국 경기도 지금이 바닥이며, 글로벌 경기가둔화되더라도 금리가 낮은 수준이어서 결국 증시로 자금이 돌아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증시는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조영준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발 악재가 증시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국내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1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증시는 과매도 국면이며, 오늘이 바닥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박희운 리서치센터장은 "저점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제하면서 "지금은 좀 힘들지만 버텨내야 하며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저가매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우 센터장은 "미국 경기둔화가 가장 큰 문제인데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증시상황을 어렵게 한다"면서 "최소한 3.4분기까지 증시가 조정을 받으며1,500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최대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증시가 단기적으로 1,800선까지 기술적인 반등을 할 수 있는데, 이 때는 현금확보를 위해 매도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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