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 창] 이재신ㆍ충청북도 단재교육연수원장

▲ 이재신ㆍ충청북도 단재교육연수원장
5월이 되면 가정을 생각하게 되고, 가정을 생각하면 교육이 떠오른다.

가정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맞게 되는 학교이고, 그리고 어머니는 가정이라는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최초의 선생님이다.

이처럼 교육의 출발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되며,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이 함께 가꾸고 노력해야만 된다.

이렇듯 가정교육 다음으로 중요한 학교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서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스승의 길은 무한한 인내와 헌신을 요구한다. 늘 높은 사명감과 뜨거운 열정을 견지해야 하고, 부단한 자기연찬으로 전문성을 함양해야 하며, 끊임없는 고뇌와 갈등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고단한 길이다.

스탠퍼드대학교 매시멜로우 교수가 어렸을 때의 정서능력(자기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고 다스리는 능력)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네 살짜리 아이들에게 과자를 한 봉지씩 나누어 주며 이 과자를 지금 당장 먹어도 되고, 30분 후에 먹어도 되지만, 30분 후에 먹은 사람에게는 과자를 한 봉지씩 더 주겠다고 하며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30분 이전에 과자를 먹은 아이들과 30분 후에 먹은 아이들을 확인하여, 이들을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관찰하였다.

그 결과 30분 후에 과자를 먹었던 아이들이 나중에 자랐을 때 성적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였으며,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높았고, 선생님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이유를, 30분을 참을 수 있었던 아이들이 당장의 욕구를 참는 인내력과 지금의 만족을 잠시 미룰 수 있는 만족지연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것으로 분석하였다.

즉 그 아이들은 정서능력이 뛰어났던 것이며, 이 연구 결과는 정서능력이 성적뿐 아니라 대인관계를 비롯한 삶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도 오늘날 우리의 교육은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중요성에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7천명이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무려 80명이 조기유학을 떠났다고 하던데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우리 다같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아닌지요?

우리들의 미래는 자라나는 2세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그들은 미래를 열어갈 주인공이고, 세계를 이끌어 갈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이면, 촌지와 선물 등의 잡음을 아예 듣기 싫어서 스승의 날 행사는커녕 쉬는 학교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가 정보화, 다원화 사회로 발전해 감에 따라 교육에 대한 요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나 그에 비해 스승에 대한 전통적인 존경심은 점차 퇴색해 가는 것 같다.

물론 스승상도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승이 존경받고, 학교가 신뢰받는 풍토 속에서만 참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판과 요구만 있고 존경과 사랑이 없는 곳에서 어떻게 참된 가르침과 배움이 이루어지겠는가?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회복되어야 한다. 범사회적인 스승존경의 풍토 조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론 사도를 바로 세우기 위한 선생님들의 부단한 자정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스승의 날을 즈음하여 묵묵히 교단을 지키시는 이 시대의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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