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 김완하ㆍ문학가 · 한남대 문창과 교수

▲김완하ㆍ문학가 · 한남대 문창과 교수
3월이면 새내기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어떤 문학을 하겠습니까?" 학생들은 대답한다. "네, 시나리오 작가나 방송 드라마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습니다." 다수 학생들은 이 답에 익숙하다.

쉽게 말하면 돈이 되는 문학을 하겠다는 것이다.

작품으로 밥 먹고 살기



유명해져서 매스컴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윤택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빨리 유명해지고 좀더 쉽게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이리라. 문학도 하고 돈도 벌고 싶다는 것, 그것을 누가 탓하겠는가.

이어서 묻는다. "여러분 전업작가란 무엇인가?" 이런 뻔한 질문에 학생들은 답한다. "네, 문학으로 경제력을 해결하며 살아가는 작가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작품 써 그것을 팔아 밥을 먹고 살아가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학생들의 생각이기 보다 우리 사회가 통념으로 믿어오는 상식으로 이해된다. 학생들이 문학을 하려는 결정 앞에 가장 큰 문제로 다가서는 문학과 밥의 그 문제! 그러나 거기에도 또한 문제는 있다.

돈과 명예와 문학과 진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쉽게 '원 포인트'로 해결할 비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년마다 40명씩 몰려오는 문예창작학과 교수로서, 그들에게 이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금방망이나 은방망이는 아니라도 어떤 처방은 내려 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물론 시나리오 작가, 방송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어렵고 쉽고를 떠나 거기에는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신념ㆍ열정으로 장르 선택

학생들이 장르를 선택하는 데도 자신의 신념이나 열정보다 쉽게 삶이 해결되고 빨리 유명해지는 쪽으로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그래서 교수는 말한다. "여러분들의 대답은 대단히 옳다.

그러나 옳은 것과 정답과는 차이가 있다. 나는 우리 문학이 밥이 안 돼서 발전이 없었다는 생각엔 전적으로 동의를 할 수 없다.

또한 문학하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진실로 가치 있는 작품이 씌어 진다는 것도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다. 관심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하는 것과 성과는 일직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닐 수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전업작가에 대해서 다시 설명한다. "전업작가란 밥의 문제를 필두로 해서 설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전업'이란 '올인(all in)'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에 올인 하는 것이 전업작가다. 그러니까 문학의 출발부터 어떻게 밥을 먹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은 전업작가가 아니다.

작가의 삶에 올인하라

그것은 문학이 밥벌이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어떻게 문학에 올인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삶에 올인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전업작가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그 결과 작가로서 브랜드가 형성되고 거기에서 당연히 밥이 해결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려는 문학과 삶의 원 포인트 프로젝트다. 학생들도 이미 그러한 작가들을 보지 않았는가.

그러니 여러분들은 너무 빨리 취업에 고민하지 말고 문학에 올인 하라. 그러기 위해 취업은 26세 이후에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어디에 취직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으로 대학 4년을 마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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