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남기창ㆍ전 청주대 교수 환경공학

▲남기창ㆍ전 청주대 교수 환경공학
유럽인 들이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눈부신"햇살과 축제"때문이라고 한다.

햇살 좋은 봄이 되면 유럽 대륙은 곳곳마다 자기들 나름 데로의 기다리던 축제준비에정신이 없으며축제일 이 되면도시 전체가 노래 하고 춤추는것으로 법석 댄다.

왜 사느냐고물으면축제 때문에산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고신나게 논다. 자기 고장의 축제만으로는 부족해서다른 지역의 축제를 골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마티스의 춤" 속에 나오는 모델들이 바로 그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네치아의 카니발, 아비뇽의 페스티벌, 뮌헨의 맥주축제 등은물론이고크고 작은도시마다 축제의 명분도 다양하고놀거리 볼거리를 만들어내는발상도 기발하다.

그 지역의특성과 특산물에따라꽃 축제. 빵 축제. 포도주 축제. 치즈 축제.그 고장이배출한 유명한인물에 따라음악제. 미술제. 문학제. 스포츠 축제가 열린다.

강이 좋으면 카누대회. 산이 좋으면 전원 음악제. 벌판이 있으면 경비행기 대회. 뿐만아니라 멋진 성이 있으면 환하게 불 밝히고 그곳에서 음악과 함께 무도회를 연다.

이런 저런 구실(?) 이없으면머리 맞대고 자기들만의아이디어로 독특한 축제를 만들어 낸다.

문학작품 속의 전설을 테마로 연극제 만화제 음악제도 만들고가진 것이 진흙탕 밖에 없으면진흙탕 자동차 대회를 열고. 자갈밭이 많으면자전거나오토바이 를타게 하는등 모두가 자기 고장이 갖고 있는 자원과 전통을 찾아가꾸고 다듬고보존 하는데열심이다.

또한조직적으로자기들의 축제를전 세계로 알려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도록유도하며 만들어 간다.

그로 인한 수입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좋은 풍물 그리고 훌륭한 자연 조건과 자원이 있는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갖가지행사를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많은 발굴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적 여건도좋지 않았지만토속문화의 고갈, 놀이문화에세련되지 못함과우리나라 문화 정책이 오랜 기간 동안 지방문화 예술 활동의 육성에소홀 했던 점이 그 이유 일것 이다.

그래서우리는 놀기는 좋아 해도놀 줄은 모른다고 한다. 놀이에 대한 인식도 편협하고놀 수 있는 기회와 장소, 내용의 개발,운영능력이부족 하다.

또 행사라고 하면모든 사람의축제가 아닌 일부만을 위한행사가 대부분이다. 뿐만아니라 놀 수 있는 자리를만든다고 '개발'이라는 명분하에산허리를 마구 잘라 길을 닦고 디즈니랜드를흉내 내어인공적 환경 으로 조성하기도 한다.

일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차려진 잔치에 박수치고 보면서 즐기는 행사 이지 모두 함께 어우러져서 기쁨을 나누며즐기는 행사가 아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할 전통문화는 거의 찾기 힘들고 방방곡 훼손된경관이며 수려한산과 계곡은화려하게 걸려 있는 '가든'이라 이름 붙여진식당뿐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