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에 선대위원장 공개 제의

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20일 확정된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후보 수락연설은 '화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의 피말리는 접전 끝에 어렵게 승리의 월계관을 차지하긴 했지만 경선과정에서의 이전투구식 검증공방으로 승자나 패자 모두 크나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속한 시일 내에 분열된 당심을 하나로 모으고,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지 않을 경우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본선 전략 수립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만큼 대선후보로서의 첫 일성으로 화합과 통합을 역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전 시장은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저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 하나다. 여러분들을 모두 사랑한다"고 밝혔다. 또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면서 특히 박 전 대표에 대해선 "중심적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까지 했다.

이는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공개 제의한 것으로, 경선과정에서 반대쪽에 섰던 '동지'들을 모두 포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드러낸 것이라고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전 시장은 사람 뿐 아니라 박 전 대표의 '5년안에 선진국' 등 경쟁후보의 공약까지 적극 포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발언들로 볼 때 이 전 시장은 앞으로 선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내식구'보다는 '반대파' 인사들을 적극 기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지금의 강재섭 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 화합에 최대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사이의 표차가 2천400여표에 불과했고, 특히선거인단 투표에서는 뒤졌던 만큼 본선에서 더욱 '강력한 후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라도 반대편에 섰던 세력들을 아울러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오는 12월19일 정권교체, 이루어진다. (정권교체를 이뤄) 영광을노래할 그날까지 저 이명박과 함께 가자"는 당부의 말로 후보수락 연설을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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