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한병진 대전선병원 정신과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갈등 때문에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자신은 경우를 따지고 사리분별을 하면서 행동하는데 상대방은 그렇지 못하기에 자신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자신이 잘 해 볼래야 잘 해 볼 수가없을 정도로 어이없이 행동하는 시댁식구들, 이상하고 독선적인 성격으로짜증나게 하는 가족들, 괴팍한 성격으로 힘들게 하는 직장 상사 등 자신들을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생각과 행동 때문에 사이가 좋을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문제의 원인은 항상,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라고 강변하면서 듣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은 잘하고 있는데 내 입장에 놓이면 누구나그럴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자신은 잘못 한 게 없다고 주장하는사람들의 말을 그들이 주장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들이 옳은 사람들이다.

상대방이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이해 해 줄 수는 있을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잘못 한 게 없고 옳을지는 모르지만 현명하지는 못한 사람이며 삶에서 그만큼은 실패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왜 자신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꾸려 나가지 못할까하고 생각한다.

원인을 따지고 다른 곳에 원인이 있으니 그렇다고 결론 지으며 하소연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자신과 관계한사람들과 왜 조화를 이루어 내지 못했을까를 찬찬히 살펴보며 혹시 경직되고 타협을 고려하지 않는 견해에 억매였거나, 감정에 휩싸인 채 말과 행동을한 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 한 것은없었을까를 숙고한다.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다른사람들에게 있다는 관점은, 자신의 문제를 느끼지는 않게 되어 자존심에 손상을 주는 통찰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상황의 원인이 자신의소유가 아니고 타인의 소유라는 생각은 자신이 문제 해결을 주관 할 수가 없다는 절망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건 자신이 변하는 것보다 몇 배나 어려운 일이고 결국 문제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신은 이럴 수밖에 없다고 포기하고 주저앉게 된다는 걸 현명한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똑똑하고 지혜로운사람들은 문제가 자신의 내부에 있기를 바라고 그런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본다.

이렇게 문제를 밖에서 찾지 않고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그래서 변화의가능성이 더 많은 내부에서 찾는 사람들은 사실 열등감이 덜해서 자존감이어느 정도 형성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있다.

남 탓을 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호소하는 경향이 강할수록, 자신의 문제가발견되면 자존심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자신을 취약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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