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만 풍부 교육적 효과는 미비...관람객 "시민 눈높이에 맞춰야" 지적



▲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생활공예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자신이 만든 공예품을 들어보이며활짝 웃고 있다. 사진/류지헌기자
자녀들과 함께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안모씨(35·청주시 내덕동)는 공예품을 관람하는 내내 진땀을 뺐다. 전시관별로 주제에 맞춰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주제만 알고서는 작품을 이해한기이엔 벅찼다.

평소 공예품을 접하기 힘들어 자녀들과 함께 찾았지만 아이들이 작품에 대해 묻자 말문을 잃었다.

"엄마, 이게 뭐야? 무엇으로 만든거야? 어떤 의미가 있는거야? "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질문에 안씨는 얼굴을 붉히고 시원한 답변을 해 주지 못해 민망했다.

안씨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비엔날레를 찾았지만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려워 볼거리만 풍부하고 교육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 같다"며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중요한 행사인 만큼 시민들의 눈 높이에 맞춰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 청주시내 미술관 등지에서 열리는 작품 전시회의 경우 작품과 함께 간략한 해설이 곁들여져 이해하기 쉬운편이지만 공예비엔날레 전시장 공예품은 작가와 작품명만 표기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작품들을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수준에서 관람하고 있다.

공예비엔날레 조직위는 관람객들의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도슨트(작품 설명자) 3명 (평일 5회·주말 6회)과 전시관별로 운영요원 5~6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작품의 해설을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이나 교사들은 질문을 받을까봐 눈치를 볼 정도다.

청주 창신초등학교 한 교사는 "학생들이 작품에 대해 물어 볼까봐 걱정을 했다"며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학생과 가족 단위인 점을 감안해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해설을 표시해 두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작품을 한정적으로만 바라보게 된다"며 "주관적인 해석을 통해 작품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해설은 도슨트를 통해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헌기자 adhong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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