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사람 잘 만난 건 큰 은혜"

-인간 유성종





악수할 때 아귀 힘은 여전했다. 사람 손을 잡는 그 힘은 교육감 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외손녀가 바자회에서 사 온 1000 원 짜리 양복 윗도리를 입는 검소함도 변하지 않았다.

교육인적자원부(당시 교육부) 장학편수실장, 국립교육평가원장(현 한국교육과정평가원·당시 차관급), 주성대학장을 지내고 지금 자리에 있지만 지역민의 뇌리에는 아직도 '유성종 교육감'으로 박혀 있다. 그만큼 12년 동안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교육감으로 있으면서 학교 시찰 때 운동장 안으로 차를 몰고 가지 않고, 교장보다 상석에 앉지 않았다. 학교 주인은 학생과 교사라는 신조 때문이었다.

회의 때 원탁 책상을 들여놓은 것도 그였고 30년 전인 1975년 청주 주성중학교 교감으로 있으면서 집에 불났던 날에도 집을 둘러본 뒤 "수업 시간표는 학생들과의 약속'이라며 아무 일 없다는 듯 교실에 들어간 사람도 그였다.

그렇지만 아내(조행자 여사) 얘기가 나오면 "참 고생 많았다"며 간접적인 위로와 고마움을 나타냈다. "교육감 시절 당시 있었던 판공비 같은 건 집에 가져 않았지. 아마 집사람은 남편이 그런 거 받는 줄 모르고 살았을 거야"라며 빙그레 웃었다.

30년 전 관리직을 맡으면서 지금까지 찡그린 적이 없는데 모두가 사람 잘 만난 덕이라며 이 모든 걸 큰 은혜로 생각한단다. 지금 총장으로 있는 학교에 그 자신 1999년 68세의 나이에 입학, 졸업했다. /박광호기자 sons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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