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에 있는 꿈동산아파트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년·소녀가장들만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다. 이곳에는 현재 58가구 140여명의 소년·소녀가장과 가족들이 오손도손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한번 입주하면 20세가 될때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대학을 입학하게 되면 졸업때까지 생활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꿈동산아파트를 거쳐간 소년·소녀가장은 210여가구이며 이중에 150여가구 200여명이 자립에 성공했고 이중 64명은 이미 결혼하여 자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70여명이며 특히 9명은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다. 꿈동산아파트는 외환위기 이전인 1992년 대우재단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40억원을 출현 부지 3025평에 80가구분의 5층짜리 2동의 아파트를 지어 마련됐다. 이 아파트는 충북도내 거주 소년·소녀가장만이 입주 할 수 있으며 보증금이나 임대료는 없고 다만 전기세, 가스세 만 납부한다.

입주후 생활이 어려운 가정은 후원자와 연결하여 매달 생활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부분 입주자들은 생활보호대상자여서 생활비와 학비는 걱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갈곳없는 어린 가장들이 안심하고 입주하여 성인이 될때까지 살아갈 수 있다. 아파트 입주는 읍·면·동장의 추천으로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 아파트에는 피아노실, 도서실, 컴퓨터실, 야간 공부방 등이 있어 취미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시험공부나 독서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또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초·중등생을 위해 정기적으로 숙제나 공부를 도와 주고 있다. 이밖에 농작물 및 각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 있고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사육장도 있어 정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외 상담실, 의류 수선실, 강당 등 각종 편의 시설이 마련돼 청소년들이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꿈동산아파트에는 대우재단이 파견한 6명의 직원이 상주하여 소년·소녀가장들의 부모 노릇을 하고 10여명의 상주 자원봉사자들이 상담, 과외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매년 해수욕장과 애버랜드 등으로 캠프와 여행을 떠나는 등 일반 가정이나 다름없는 여가 활동도 즐긴다. 이 아파트에서 입주해 살다 자립한후 2002년 결혼하여 2명의 자녀를 둔 이상진(청주시 금천동)씨는 "꿈동산아파트가 없었으면 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의심이 간다"며 "이 아파트에서 무사히 대학까지 졸업하고 결혼하여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주 금요일에 이곳을 찾아 후배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며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자립 가정끼리 '봄비회'라는 모임도 조직, 격월로 만나고 있으며 이중 16명은 후배들을 위해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꿈동산아파트 대표 유응모씨는 "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살고 있지만 모두 씩씩하고 건강하게 생활을 하고 있어 관리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년·소녀가장은 물론 독거 노인 등 불우한 이웃을 위해 꿈동산아파트 같은 사회복지 시설이 많이 들어서 소외받는 국민들이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출연이나 봉사로도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어 국가가 전적으로 맡아야 할 때다. 경제가 발전하여 선진국이 되어도 복지가 이를 따르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맞는 복지 시설이 전국에 골고루 들어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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