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정 객원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 면서 "글로벌스탠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막화되어 가던 학교가 되살아난 실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뉴저지주 패터슨시에 있는 동부고등학교(East High School)다.

이 학교는 한 때 미국에서 일류학교였다. 그러나 1987년에 이르러 폭력, 문제아, 마약 등으로 최하위의 학교로 전락하고 만다.

벽면은 온통 낙서로 얼룩져 있고, 학생들이 공공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등 난장판이다. 말할 것도 없이 학력은 밑바닥이다.

이러한 학교 상황에 대해 주정부에서는 폐교시키겠다고 최후통첩을 내린다.

공문을 접한 패터슨시의 시장은 다가올 선거를 의식하여 이 학교의 교장을 젊은 교사인 조 클라크(Joe Clark)씨로 전격 교체한다.

시장의 첫 번째 주문은 '학력제일'이었다.

신임 교장은 임직하면서 강한 교육시책을 펼쳤다. 먼저 마약을 파는 등 문제학생들을 퇴학시켰다.

학교의 모든 출입구에는 사슬을 채워 마약상들이 얼씬도 못하게 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겸했다. 수업 기술이 뒤떨어지는 교사는 연수기관으로 보냈다.

학부모총회에서 퇴학당한 학생의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교장 자신이 신사고와 교육애로 학교를 변화시키겠다고 설명하자 학부모들은 수그러졌다.

교가를 못 부르는 학생들에게 교가를 배우도록 조치하고, 비행아를 바로잡아 주면서 사랑으로 감쌌다.

1년이 지나자 학력이 주 전체에서 최고점으로 나타났다. 결국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던 이 학교가 일류학교로 변신한 것이다.

카니샤라 학생은 "조 클라크(Joe Clark) 선생님은 우리의 아버지예요"라고 외쳤다.

이 감동적 실화가 'Lean on Me(나에게 의지하라)' 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되자 베스트 시네마(Best Cinema)가 되었고 미국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 사례는 변화를 통해 학교를 되살려 논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에 거부하고 저항한다.

그 이유는 현 상태에 안주하려는 보신주의, 변화에 따른 불안 심리, 이기주의, 시기심과 동참세력의 와해 염려, 자신의 결여와 참신한 아이디어 부족, 자극에 대한 무감각, 당위론의 부족과 경쟁능력의 결여, 기존 우위체계의 파괴, 가치 신념체계의 혼돈, 권위주의 팽배 등을 들 수 있다.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와서 동·서양의 문명이 혼합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국악과 양악이 앙상블을 이루는가하면 한류가 국경을 넘어 판을 친다.

이것은 동·서양의 문화가 따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징후로써 글로벌교육이 당연함을 가르쳐주는 이유다.

교장 교직원도 교육실용주의 입장에서 이행조건을 달리하여 알이 껍데기를 깨고 새 세상을 보려는 것과 같은 아픔을 맛봐야 한다.

어디선가 출발했는지도 모르는 창조적 신지식, 신기술을 주고받아 무엇인가 이루어낼 것이다.

창조는 모방이다. 모방은 변화를 통해 달성될 수 있듯이 변화는 총체적인 교육의 변화에 달렸다.

과거교육은 자국의 구도에 맞추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고삐를 풀고 각국을 넘나든다.

흘러가는 물결을 더 이상 막을 수는 없지 않는가. 새 학기가 다가온 선상에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권영정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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