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정창준 청주대 광고홍보전공 교수

지금은 좀 잠잠해진 것 같은 영어교육에 대한 생각을 말해 보고자 한다.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로 영어교육을 주제로 많은 의견들이 오갔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영어가 특히, 외국언어를 습득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더 뿌리깊은 근본 원인이 일개 개개인들에게 있다고 탓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적시하고자 한다.

언어습득은 특히 말을 배운다는 것은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동기에서 시작되지만, 어차피 언어란 것이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일진데, 혼자서 중얼중얼 해서 될 일이 아니란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도 동의하리라고 본다.

의사소통으로서 사용하는 도구로서의 말을 습득하는 것이므로, 말이라는 것은 실제로 당사자간에 쓰임이 있어야 살아있는 도구로 기능할 것이다.

또 평소에 사용해야만 습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바로 이 대목에서 영어라고 하는 언어 습득이 어려워 왔던 이유가 등장한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오래된 문화적인 관습에서 그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위 체면문화에 익숙해 왔다.

개개인들은 이 문화적 코드를 벗어날 때 오는 무언의 집단적인 형벌, 따가운 시선 등을 감히 거스리는 행동을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체면이란 오래된 유교 문화의 영향을 받아 특히 타자에 대한 자아존중의 가치를 귀히 여겨 함부로 나서지 않는 양반문화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언어습득과 관련 지으면,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또는 지금은 좀 나아진것인지 모르지만, 영어로 말하는 타자에 대해 매우 좋지 않은 감정과 표정을 숨기지 못해온 것이 사실 아닌가.

우리가 특히 영어로 말하기가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또 차이 또는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오래된 습속도 같이 기능하고 있어 영어로 말하기가 구조적으로 더디고, 힘들게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뿌리깊은 문화적 배경의 걸꺼러운 습속을 극복하지 않으면, 여전히 어렵기만 할 것이 자명하다.

다행히 요즘 젊은이들이 그러한 전세대의 문화적 습속에서 벗어나, 언어습득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다.

말하는데 있어서 혀가 좀 구부러지면 어떤가?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빠다 좀 바르면 어떤가?

문제의 본질을 다루지 못하고, 쓸데없이 발음문제 하나를 꼬투리 삼았던 일부 언론기사들을 보노라면, 답답하고 한심하기도 하였다.

영어로 말할 기회가 되면, 영어로 소통해 보자. 떠들어 보자. 말해 보자. 좀 틀리면 어떤가?

어륀지면 어떤가. 영어보다 영어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 관대해보자. 그들에게 프렌들리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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