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워크숍 등 불참 '무언의 시위'
복당문제 매듭ㆍ전대 출마여부 주목

총선이 끝난 후 탈당한 측근들의 즉각 복당을 주장한 뒤 삼성동 자택에 칩거해 온 박근혜 전 대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박 전 대표는 22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18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과 청와대 만찬에 불참했다. 아직까지는 복당 문제를 포함,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던 당 지도부 및 이명박 대통령과의 신뢰 문제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무언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복당과 관련한 문제는 조만간 일단락을 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박 전 대표는 25일부터 시작되는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 일정에는 참석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복당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한 자신의 입장을 다시 정리하고, 문제가 커지고 있는 친박연대 비례대표 양정례씨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일정하게 선을 그으며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다.

이미 박 전 대표는 양씨 문제로 동요하고 있는 탈당한 일부 측근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행동통일'을 강조한 바 있다. 복당 문제가 장기전이 될 것임을 이미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만간 총선에서 당선된 당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과 축하 회동을 갖고, 이 자리를 빌어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당 당팎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회동 필요성이 슬슬 제기되고 있다. 권영세 사무총장 등 중도 및 온건파를 중심으로 '동반자 관계' 구체화 작업을 촉구하며, 양자간 회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 리셉션을 끝으로 얼굴을마주한 적이 없다. 그런 만큼 회동이 성사된다면 복당 문제를 비롯해 총선 이후 복잡하게 꼬여있는 당내 문제를 일정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3일 "박 전 대표는 이미 중간 결론을 낸 상황이고, 또다시 모양이나 갖추자고 만날 수는 없다"면서 "두분이 만난다면 진정성을 갖고 당내현안을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구체적인 합의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하고, 복당 문제는 결론이 나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복당 문제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매듭지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본인이 스스로 한 매듭을 짓는 수밖에 없다"면서 "칩거를 언제까지 할 수도 없는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청와대 실무선에서 박 전 대표측에 이 문제와 관련해 조심스런 의견 타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까지 양측 모두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잡힌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전격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복당 문제를 매듭지으면 박 전 대표의 다음 행보는 자연스럽게 오는 7월로예정된 전당대회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애초 출마 입장이 강했던 박 전 대표가 불출마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박 전 대표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아직 미지수고, 마지막까지 선택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만약 불출마로 입장이 굳어지면 친박 진영 후보로 누구를 내세울 지, 일각에서 거론되듯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친이측 온건파와 연대할 지 등을 둘러싼 복잡한 방정식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측근은 "현재로서는 불출마에 무게 중심이 있지만, 정치란 내일 일도 모르기때문에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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