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김완하 시인ㆍ한남대 문창과 교수

19일에는 우리의 우주인 이소연이 탄 우주선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함으로써 한국도 이제는 우주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하는 기념비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1960년 4월 19일의 역사적인 4·19 학생의거가 민주화를 위한 우리 역사의 소중한 사건으로 기억되어 다가오듯이, 2008년의 4월 19일도 우리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날로 기억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앞으로 인류의 역사는 우주시대를 아우르는 차원으로 전개되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의 우리나라가 추진하였던 우주인 프로젝트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지켜 보았다.

수년에 걸쳐서 진행 되어온 이 사업은 261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들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두 사람의 후보로 압축이 되어 러시아에서 두 사람은 고된 훈련을 받고 급기야 고산씨가 최종 선발 되었다.

그러나 출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우주선 탑승자는 전격적으로 후보자였던 이소연으로 교체가 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분분한 말들이 떠돌기도 하지만 이제는 단호하게 접어 버려야 할 것이다. 그것보다는 이제 19일에 이소연이 무사 귀환함으로써 그동안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불러 일으킨 큰 반향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은 한국의 앞날에 우주에 대하여 새로운 연구의 관문을 열어 젖히는 쾌거로 기록되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가 21세기를 살아가더라도 꿈을 잃으면 우리의 앞날은 컴컴한 밤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미지의 시간에 대하여, 또 미지의 어떤 세계에 대하여 인류는 신비함과 꿈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점에서도 한국의 우주로의 도약과 관심의 확장은 더욱 더 의미가 큰 것이다.

이번의 계기를 통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다시 우주에 대하여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면 그들이 그동안 우주에 대하여 꿈을 꾸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가 우주에 대하여 관심을 보여주지 못한데서 초래된, 우주에 대한 단절감으로부터 비롯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의 계기를 통해서 그들이 새롭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한 꿈을 품게 된 것이라고 판단하니 대단히 감동적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21세기는 더 큰 꿈을 꾸기 위해서라도 우주로의 비행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꿈은 의식의 크기이고, 공간의 크기와도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간의 크기가 곧바로 그 사람의 꿈의 크기라고 말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우주의 비밀과 신비를 밝히되 그것이 우리 생명의 가치와 조화를 일깨우는 차원이어야만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고 자연의 현상이나 단면만을 강조함으로써 달에 대한 신비를 잃어버리게 하였던 달 착륙의 선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 후로 우리 청소년들이 달을 보고 '토끼'를 꿈꾸거나 그곳에 '계수나무'를 심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언젠가는 우주로의 여행시대도 넓게 열릴 것이다. 그러한 경이의 순간을 기대하면서도 나는 그 순간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하나이다.

/ 김완하 시인ㆍ한남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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