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학의 관상으로 보는 세상(1)

관상은 ‘동양오술’ 중의 한 분야에 속한다.

동양의 다섯 가지 술수 중의 한 분야라는 것은 그만큼 오랜세월동안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다.

관상을 익혀두면 동양의 지혜와 우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 깊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조선총독부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관상을 미신으로 몰아부치며 차단시켰기 때문이다.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의 저서 '비상'편에 따르면 춘추전국시대부터 관상이 널리 유포됐다.

이같은 관상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시기는 대략 1400여년 전, 당나라에 유학갔던 신라승들(1960년대에 발간된 '관상보감')에 의해서다.'관상'은 '볼관(觀)'자에 '서로상(相)'자를 쓴다.

관상을 할 때 얼굴만 살피지 않고 머리와 몸, 팔과 다리, 행동과 자세, 목소리와 눈빛, 심상(心想)까지 종합적으로 살핀다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관상학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나쁜 일을 피하고 좋은 일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관상을 하면 미래의 호재와 악재를 가늠할 수 있다.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으면 활발한 활동을 자제하고, 좋은 운이 들어오면 더욱 열심히 활동을 하여 더 많은 이득을 보게 하는 것이 관상의 가장 큰 목적이다.

그 다음으로는 관상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올바로 선택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내가 살아가는데 방해를 하고 불이익을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좋은 친구를 사귀기를 바랄 것이고, 사업가는 보다 성실한 직원을 채용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은 어떻게 이들을 구별해야 할지, 무엇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지를 도통 가늠하기 힘들다.

어린 자녀는 순진한 마음이 앞서 좋은 벗을 사귀기 쉽지 않고 경영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각종 자격증을 꼼꼼하게 살펴도 상대방의 경험과 능력을 올바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몇년전 3d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개발하는 한 회사가 확장이전을 하는데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때 함께 있던 한 직원의 관상이 영 마음에 걸려 사장에게 조심을 권고했다.

몇 개월 뒤 그 직원은 다른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퇴사를 했고, 그동안 작업했던 신규캐릭터까지 가지고 나가 골치아픈 송사에 휘말려야 했다.

당시 사장은 각종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서도 회사에 피해를 입힐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관상은 이처럼 오랜기간 전해져 내려오면서 많은 경험과 사례들이 누적된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관상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이문학
프로필 ▲ 1957년 정유생 ▲ 유니텔역학동호회 초대 대표시삽 역임 ▲ 저서 '복 있는 얼굴, 덕 있는 얼굴, 돈 있는 얼굴'▲ 現 청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쉽게 배우는 관상교실'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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