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정부 각 부처가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산업구조를 바꾸고, 소비 구조를 바꾸는 수 밖에 없다"고 잇따라 강조하는 등 현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자원 외교,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이 에너지 부족을 공급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라면 절약과 구조 변화는 수요 측면에서의 해결 방안이다. 정부가 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내 놓은 각 정책들의 효과가 지속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류세 10% 인하, 주유소 판매가 공개 등의 대책을 내놓고 커피, 맥주 등 6개 품목에 대한 국내·외 가격 차 조사를 실시했지만 유류세 인하 효과는 유가 급등으로 한달도 안돼 사라졌고, 주유소 판매가 공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 값을 잡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내 놓을 카드도 마땅치 않아 보여 안타깝다. 기름 값 고공 행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석유 자원 부족에 따른 위기로 보는 이도 있다. 국제 원유가는 2005년 50달러, 2006년 60달러, 2007년 70달러로 비교적 완만하게 인상돼 왔지만 올들어서만 70%나 치솟았다.

이는 중국이나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산유국에서 공급량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결국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절약 밖에는 대안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도 우리의 주변은 어떤가. 밤이면 네온 간판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도로는 차량들로 넘쳐난다. 고유가가 마치 남 이야기가 되고 있다.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운동이 필요하다. 정부가 앞장서고 국민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대낮에도 형광등을 밝히고 있는 관공서 사무실 전원 스위치부터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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