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은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도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대개의 경우 젊은 사람들의 행동은 나이든 사람들의 눈에는 차지 않는 것인가 보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시내에 일이 있어 나갔다. 거리를 걷다가 더워진 날씨에 도망치듯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들어선 카페는 차가 다니는 길 쪽으로 커다란 통유리가 설치된 구조였다.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위해 창가에 앉아 차가운 커피를 마시며 유리창 밖을 내다봤다. 시원한 공기에 한 숨 돌리며 바라본 시내 거리는 젊은 사람들로 번잡했다. 특히 밝게 부서지는 햇빛 속을 햇빛만큼이나 반짝이며 지나가는 교복차림의 여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찌 보면 좀 시끄럽고 호들갑스럽고 길을 걸어갈 때 여럿이 나란히 늘어서서 걸어가기 일쑤라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앞질러 가기 번거롭게 만드는 어디서나 쉽게 보는 그런 여학생 무리였다. 그런데 그 여학생무리가 지나가다가 모여서는 게 문득 눈에 들어왔다.

뭘 하는 걸까 싶어 물끄러미 바라보니 여학생들이 멈춰선 것은 파지를 줍는 나이든 할머니 때문인 듯싶었다. 찻길 옆에 종이박스가 가득 실린 리어카를 세운 채 서서 뭔가를 하고 계시는 할머니를 둘러싸듯 서 있던 여학생들이 잠시 우왕좌왕하더니 파지들을 리어카에 묶기 위한 줄을 이쪽저쪽으로 넘기며 잘 묶기 위해 애를 썼다. 할머니의 키가 작고 허리가 굽어 리어카위의 종이까지 손이 닿지 않았던 것이었다. 처음에는 쑥스러운 듯 머뭇거리더니 금세 자기들끼리 이렇게 해 저렇게 해 하며 열심히 종이를 묶고 마지막엔 할머니를 도와 차도에 있던 리어카를 인도까지 올려놓은 후 이윽고 다시 깔깔거리며 가던 길을 가는 것이었다. 채 오 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요즘 애들이 어쩌니 하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다른 시대에 태어났기에 다른 세상을 만나서 사뭇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이런 차이점보다 더 많은 공통점이 우리들 사이에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오영임 국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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