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이 막바지 고비를 넘고 있다. 북한은 핵관련 문건을 미국에 넘겼으며, 미측도 일단 '만족'을 표시한 채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한다.
최근 방북한 미국국무부 관리도 "핵시설 불능화와 관련해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며 모종의 성과를 시사한데 이어 북한도 화답하듯 "핵시설 무력화를 결속 하는데 나서는 기술실무적 방도와 정치경제적 보상 완결문제가 토의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2단계 비핵화 작업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초작업의 순항을 언뜻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어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일부 회담 참가국이 개별 이해관계를 앞세워 6자회담 전체의 틀을 다시금 흔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에너지 지원 회의에서 일본이 여전히 난색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북한이 자국인 납치문제를 선결하지 않는 한 빗장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후쿠다 총리에 대한 일본 의회의 문책결의와 지지율마저 계속 추락하는 상황에서 납치문제 해결없이 선뜻 대북 지원에 나서기도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미국의 내부사정도 사실 만만치는 않다. 핵무기 제조원료인 플루토늄을 놓고 미국의 추정치와 실제 생산량이 불일치할 경우 보수강경 세력의 반격이 대북 협상파의 입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정부의 공식 성명 형식으로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테러를 위한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반테러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북한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핵신고와 동시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해제할 경우 금융거래 재개 등 국제무대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북핵은 한국 국민의 안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각국의 개별적인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참가국들의 성의와 진정성 있는 자세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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