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대은행 BoA가 타깃" 관측도..시장에 미칠 영향 주목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電文)을 공개해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다음번 표적은 미국의 거대은행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자 전세계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나섰다.

위키리크스는 올들어 미군 헬기의 민간인 총격 영상과 아프가니스탄전 기밀문건 9만건, 이라크전 기밀문건 39만건을 폭로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미 국무부가 270개 재외공관과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내보였다.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거대은행 한 곳에 관한 수만건의 자료를 내년 초 공개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어샌지가 은행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인터뷰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다음 표적은 BoA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당장 BoA 주주들의 우려가 반영돼 2일(현지시각) 주가가 3% 하락, 폭로 내용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틴 흐라픈손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이날 위키리크스가 미국의 한 은행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도 특정 은행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크리스틴 대변인은 "우리는 보통,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라며 "자료 공개 전 정밀조사할 시간을 갖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는 추후 더많은 기업계 관련 자료들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위키리크스가 다음 대상은 "바로 당신"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세계 거대기업들에 보낸 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컴퓨터 전문가들은 불만을 가진 내부자나 엄격하지 않은 보안정책 등으로 기업 기밀이 새나갈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메일이나 문서, 데이터베이스, 내부 사이트 등은 외부에서 접촉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를 100% 신뢰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신상품, 회사정책, 경영진의 주식 매각 등 실행여부에 상관없이 문서로 남겨지는 모든 일들이 이제 경계 대상이 됐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소수로 제한해도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어서 손톱만한 크기의 휴대용 메모리카드만 있다면 기밀을 예상보다 손쉽게 빼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예로 이제는 BoA가 소유한 한 모기지업체의 전직 애널리스트는 소비자 200만명의 정보를 내려받은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 측은 이 사람이 휴대용 메모리카드로 정보를 내려받았다고 주장한다.

보안회사 '맨다이언트'의 크리스토퍼 글리어는 실제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데도 특정 자료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기업들의 정책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에 외교전문을 유출한 주요 용의자로 알려진 브래들리 매닝(23) 육군 일병은 가정에 있는 음악CD를 들고가 기존 내용을 지우고 정보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보안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어샌지는 잇따른 폭로로 위키리크스가 유명세를 타자 하루에 수천건을 얻을 만큼 확보자료가 급증한다며 미공개 자료의 절반 정도는 은행과 연관된 메가톤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BoA뿐만 아니라 미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태의 장본인인 영국 석유회사 BP에 대한 정보도 대량 갖고 있다면서 확보한 자료가 유일무이한 내용인지 확인 중이라고 언급했다.

위키리크스는 이전에도 스위스 줄리어스 베어은행과 아이슬란드의 카우프싱 은행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다.

보안회사 이뮤넷의 기술 담당 알프레드 휴거 부사장은 "기업들은 이메일, 복사 등에 제한을 두거나 다운로드와 휴대용 메모리카드 사용금지 등 정보보안 기술을 선택할 수 있다"면서도 "엄격함이 지나쳐서는 안되므로 불행하게도 이 분야에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전략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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