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21일 20대 3명, 집단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집단 자살 같은 사건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교육의 도시 청주에서 20대 젊은이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은 많은 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물론 청주 거주 사람은 한명 뿐이었지만 동반 자살 자체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1일 오전 6시2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 2층에서 박모(26·청주)씨와 권모(27·부산)씨, 김모(21·대전)씨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신고자인 박씨의 여자친구는 "남자 친구의 미니홈피에 '자살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쓰워져 있어 집에 가보니 문이 잠겨 있어 119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의 방에 있는 화덕 2개에 타다 남은 연탄재 등이 발견됐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 등은 각자 자신의 신분증과 '세상 살기 싫다',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옆에 놔 둔 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나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동반 자살은 다른 지역에서 가끔 발생하는 사건이었지만 청주에서 발생하기는 처음이다.

한편 지난달에는 3명의 남녀가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월 29일 오전 8시15분쯤 경남 김해시 생림면 여차리 한 공터에 세워둔 승용차 안에서 이모(27·부산 해운대구)씨, 또다른 이모(24·여·전북 익산)씨, 박모(23· 경기 평택)씨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승용차 안에는 연탄 화덕과 술병, 수면제 등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사랑하는 동생아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전날 새벽 4시쯤 연탄가스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이들도 거주지가 다르고 유서와 연탄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자살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살사이트는 인터넷상에서 자살을 유도하고 미화 또는 방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이트는 시공의 제약없이 자살에 대한 어떤 주제든 손쉽게 정보 교환이 가능하여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자살사이트는 당초 자살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자살에 관한 정보가 소개되고 자살을 유도하는 사이트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당국이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경남 합천경찰서는 지난해 10월 합천군내에서 발생한 남녀 3명 동반자살 사건을 방조하고 이들에게 자살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인터넷 자살카페 운영자 이모(3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7일 합천군 쌍책면의 한 농가에서 남녀 3명이 연탄을 피워 놓고 숨진 사건과 관련 이들의 성별, 나이가 다르고 서울과 대구, 울산 등 거주지가 다른점으로 미뤄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해 7월 초 '동반동반'이란 자살카페를 개설한 뒤 9월 무렵 밀폐된 공간에서 연탄가스로 동반자살 하는 방법 등을 올려 자살을 실행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중에서 가장 높다. 이는 자살사이트 같은 은밀한 인테넷 공간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정부와 사법 당국은 더욱 강력한 대책으로 자살사이트를 적발하고 단속해야 한다. 또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자살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지도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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