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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경영자 역할의 재정립[충청포럼] 안상윤 ㆍ 건양대 병원관리학 교수
안상윤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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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5.28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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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윤 ㆍ 건양대 병원관리학 교수
국내 병원들이 전에 없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총 1천3백여 개의 국내 병원중 문을 닫는 병원이 연간 10%에 육박하고 있다. 2백 병상 내외의 중소규모 병원들의 연간 부도율은 16%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제조업체 부도율의 약 20배에 달하는 것이다.

수 십억 원에 달하는 병원 창업 투자자금을 날리고 다시 월급의사로 회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들어 크게 불거지고 있는 병원경영의 부실 원인은 경쟁의 심화, 의약분업 등 제도적 문제로부터 적대적 사회환경의 조성, 구성원들의 낮은 충성심 등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영기술의 부족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떤 전문가는 병원 경영자의 경영능력 부족이 경영난 원인의 60%를 차지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요소들 모두가 병원 경영자의 역할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 있어서 이와 같은 주장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원래 진료 전문가인 의사들이 조직체로서의 병원 경영에 성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미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의사들은 환자치료라는 기계적 기술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에 조직관리의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종합적이고 개념적인 관리기술을 발휘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즉,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의식구조와 조직체에 충격을 가하는 거시적이고 다양한 환경을 미래의 장기적 목표에 맞추어 종합적으로 통제해야 하는 의식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의사는 사회적으로 주어져 있는 높은 권위와 조직 내부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배적 위치 등 이중적 권위 때문에 무엇이든지 다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고, 이것이 오히려 경영 실패를 불러오게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 경영자들도 경영난 타개를 위하여 각종 경영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조직운영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영관리 기술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분석하여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조직관리 기술을 쌓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이라야 가능하다.

갈수록 어려워져만 가는 경영환경 속에서 병원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능력은 뛰어난 진료기술보다는 숙련된 경영관리기술이다.

조직의 생존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경영자는 한 명의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한 책임이 아니라 수십 명에서 수천 명을 경제적으로 먹여 살리고 사회와 원활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새로운 차원의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진료기술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능력과 조건을 요구한다.

경영자의 기본적인 책무는 우선 조직을 건강하게 잘 보존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구성원들이 만족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그 결과로서 생계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병원 경영자들도 과거와는 달리 뛰어난 경영기술을 지녀야 하는 시대적 전환점에 도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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