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개봉된 '명량'이라는 영화가 1400만 관객을 넘어 한국영화계 최다관객 기록의 역사를 새로 쓰며 순항중이다. 35년간 계속된 일제만행의 선두에는 일본 순사가 있었으며, '순사'라는 대명사가 직접 고초를 겪은 세대는 물론 밀레니엄 세대들의 가슴 깊은 곳까지 응어리를 남겼다.

경찰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실종아동등 예방을 위한 지문사전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젊은 부부의 손에 이끌려 지구대를 방문한 어린 손님들에게 경찰관들이 미소로 친절하게 맞이한다고 해도 낯선 환경 탓인지 울음을 터트리곤 하다.

그럴 때 부모들의 입에서 깜짝 놀랄만한 말이 나오곤 한다. "뚝 해! 안 그러면 경찰아저씨한테 잡아가라고 할 거야!" 대다수의 경찰관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무척 서운해진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국민들이 무서워하고 혐오하던 그 '순사'가 돼버린 느낌을 지워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정서가 불식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에 대해 책임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창지구대는 관서를 찾는 주민들에게 편안함 과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포돌이와 포순이, 등 캐릭터가 그려진 벽화를 내부 조성했다.

경찰은 국민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충성스런 머슴집단이다. 가끔 주인님의 화를 돋구는 개인도 있지만 대부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있다. 이젠 '우는 아이를 잡아가는 경찰이 아니라, 우는 아이를 즐거움으로 웃게 만드는 그런 경찰'로 불리고 싶다.

신승열 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장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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