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서울주재 국장대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맏아들인 재국씨 소유의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가 매각됐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사정작업으로 전두환 일가 재산 몰수를 단행했다. 전 대통령의 사저를 이잡듯 뒤져 값 나갈 만한 물건들을 압수했고, 두 아들의 회사와 별장 등도 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고가의 미술품들이 나와 유명화랑에서 경매에 붙여져 세인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상당한 수준의 안목으로 수집했다는 소장품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언론은 가격과 소장과정을 밝혀내는등 세인들의 흥미에 영합하며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도덕을 질타했다.
 

 그런데 요즘 '독재자 전두환'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세월호 정국에 휩싸여 리더십의 부재가 자주 거론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다. 민주화를 희생한 대가이긴 하지만 80년대에 국가 목표인 경제발전 성취에 그의 지도력(?)이 기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에는 전혀 그런 '능력'이 보이지 않는다. 야당을 향해 불임정당이라고 비난하지만 정작 새누리당은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진짜 불임정당이다. "지금 우리 당은 사실상 아무 실질이 없는 빈껍데기가 돼 버렸다. 당의 형체는 남아있으나 당의 정신은 거의 시들어 버렸다. 상부는 어렵게 알지만 하부는 무시하고, 당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나 대중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거만하며 시치스럽고 낭비적이고 게으르다" 지난 1930년대 후반 항일전쟁 초기 중국 국민혁명군 총사령관인 장개석이 국민당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은 대장정을 마친 모택동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갖고도 그로부터 10여년 후 대륙을 통째로 넘겨주고 대만으로 탈출할 때의 국민당 모습을 그대로 묘사 내지 예언한 것이기도하다.
 

 요즘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각종 민관경제관련 회의 등에서 대통령의 모두발언 기록을 보면 너무 장황하다. 대통령은 많이 알 필요는 없다. 그게 좋긴 해도 어차피  전문가들보다 못하다. 지도자가 어디까지 아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 속을 몰라 전전긍긍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제왕학의 근본원리다. 그래서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들은 말을 적게 하고 듣는데 집중한다. 대신 짧은 한마디가 천금의 무게가 있고 권위가 실린다. 현재의 어지러운 상황을 벗어나 국가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국정 여건을 만들어 내는 청와대의 국정기획 능력이 심판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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