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는 기대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지난 6개월은 국정난맥과 혼돈으로 국민에게도 시련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소통과 민의수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독주하며 좌충우돌한 고난의 세월이었다.

인사파동으로 시작된 시련은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에서 최고조에 달했고, 득표율 48.6%로 당선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10% 중반대까지 급락했다. 불행중 다행이랄까, 미국과의 힘든 쇠고기 추가협상 이후 촛불시위의 위세가 꺾이고 올림픽 승전보로 국민들의 마음이 다소 누그러들면서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30%대 중반까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율이 상승할 만큼 최근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무엇인가.

환율과 유가문제가 비록 외생적 변수라고는 해도 그 짐이 국민에게 조금도 감해지지 않고 넘어가는 상황에서 물가, 부동산, 공기업, 세제 등 각종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국민이 걱정을 덜 수 있을만한 해법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지난달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과 정권이 성공하지 못하면 국민이 그 피해자가 된다. 하지만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권은 국민이 평가하는 것이다.

먼저 국민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포용력 있는 통합의 정치를 실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그 출발이다. 뼈저린 반성을 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면 다음에는 국민이 그렇게 믿을 수 있도록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야당과 진보세력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소통을 제대로 했으면 그동안의 국정난맥도 조금 빨리 정리됐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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