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과 이탈리아 공식 방문 및 교황 예방에서 많은 외교 성과를 거두고 18일 오후 귀국했으나 국내에는 산적된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어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첫 아셈 참석에서 연설, 자유토론, 덴마크 프랑스 중국 등 주요국가 정상들과 개별 회담 및 환담 등을 통해 대 유럽·아시아 국가들과의 정치경제적 실리관계를 구축하는데 진전을 보였고, 박 대통령의 대외정책의 핵심인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구상과 한반도 프로세스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이 1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다.
 

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아셈 이탈리아 순방 외교 성과에 대해 “창조경제의 파트너십 구축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공감대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대북관계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대화재개 의지를 분명히 하는 한편, 북한의 핵포기와 드레스덴 선언, 북한인권문제들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북한이 도발과 대화를 반복하는 이중적인 면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는 대화원칙을 재천명했다.
 

굴지의 성과를 거둔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부딪친 최대의 현안은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중국 방문 중 상하이에서 터뜨린 개헌논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이다.

김 대표는 16일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논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고 막을 길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개헌논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려 정치권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김 대표는 단 하룻만에 “대통령께서 해외에 계신데 예가 아닌 거 같아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렸지만, 일단 공론화 한 개헌론이 김 대표의 말바꾸기로 수그러들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개헌론에 불을 지피자는 목표는 일단 달성했고,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에는 부담스러워 치고 빠지기 식으로 몸을 낮추는 제스춰를 보인 정도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개헌은 또 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고, 당내 친박계도 개헌논의를 반대하고 있다.

민생과 경제살리기, 규제개혁·관피아 철폐·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가개조 작업에 국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헌논의가 불붙게 되면 국정추진 동력을 상실하고, 권력 누수 현상까지 불가피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일 열리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개헌논의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함께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도 회피할 수 없는 난제로 꼽힌다. 국민연금보다 평균 3~4배 이상 받아가는 공무원연금에 대해 국민들의 반발이 크다. 또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구조로 인해 고갈된 공무원연금에 세금을 연간 수조원씩 지원해주고 있는데 대해 국민감정이 악화돼 있어 개혁은 미루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개혁의 방향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해외 순방 직전에 한 벨기에 일간지 유로폴리틱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공무원연금 개혁 사례는 우리나라 공무원연금 개혁과정에서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나라의 연금개혁을 적용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공무원노조와 야당의 반발을 딛고 공무원연금 개혁에 정면승부를 걸 것인지가 관심사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