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 한화 사령탑으로 프로야구 복귀

[충청일보] 25일 한화 이글스의 제10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성근(72)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프로야구 출범 전 실업야구에서 투수로 활약한 김 감독은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의 투수코치로 프로 원년부터 지도자로 나섰다.

1984년에는 OB 감독을 맡아 5년간 팀을 지휘했고, 1989∼1990년 태평양 돌핀스, 1991∼1992년 삼성 라이온즈, 1996∼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등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지도자 초년 시절부터 부족한 전력에도 어떻게든 중·상위권으로 팀을 끌어올리는 지도력을 보이고, 한편으로는 혹독한 훈련과 타협 없는 지도 철학으로 명성을 떨치던 김 감독이 '스타 사령탑'으로 떠오른 것은 LG시절이었다.

2001년 감독대행을 맡아 LG를 이끈 김 감독은 이듬해 정식 지휘봉을 잡고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간 한국시리즈에서도 막강한 전력을 구축한 삼성과 물러서지 않는 혈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직후 당시 삼성 사령탑이던 김응용 전 감독이 "야구의 신과 대결하는 것 같았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야신(야구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타협을 모르는 지도 철학과 프런트와 정면 충돌한 끝에 그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고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지바 롯데 마린스의 코치로 부임, 이승엽(현 삼성)을 지도하는 등 시야를 넓힌 김 감독은 2007년 SK 와이번스의 감독으로 프로야구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도자 김성근'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부임 첫해와 이듬해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2009년 KIA와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친 끝에 준우승했으나 2010년 왕좌에 복귀했다.

4년 내내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치지 않고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다시 한 번 구단과의 갈등이 폭발했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시즌 도중 "올 시즌 후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고, SK 구단은 이튿날 그를 전격 경질했다. 

야인으로 돌아간 김 감독은 같은 해 12월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이던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명성 높은 조련사답게 세 시즌 동안 20명이 넘는 선수를 프로구단에 입단시켜 '제2의 길'을 열어줬다. 

그리고 올해 9월 고양 원더스가 전격 해체되면서 눈물을 머금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원더스의 해체와 더불어 프로야구에 '감독 교체 칼바람'이 불어닥쳤고, 김성은 감독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결국, 리빌딩과 성적 향상이 동시에 가능한 사령탑을 찾던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독수리의 눈'에 '야신'의 기운이 깃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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