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후, 팀의 한국시리즈 승리구는 늘 오승환이 챙겼다.  

2005·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고, 2011∼2013년 한국시리즈 3연패에 성공할 때 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에는 오승환이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최강 마무리 오승환 없이 경기를 치른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4연패 달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삼성의 약점도 "마무리 오승환의 부재"다. 

이런 목소리가 커질수록 "오승환 없이 우승하겠다"는 삼성 불펜진의 의욕도 자란다.

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31)은 "승환이 형에게는 미안하지만 '오승환 없이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승환이 형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오승환의 부재가 삼성의 걱정거리'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그래도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 불펜진이 열심히 던졌고, 마무리 임창용 선배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뒤를 잘 막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지만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오승환이 4이닝을 소화한 장면을 떠올리며 "나는 5회부터 9회까지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삼성 왼손 불펜의 중심 차우찬(27)의 각오도 단단하다.

차우찬은 "정규시즌이 끝난 후 3주 동안 준비를 잘했다"며 "좋은 결과를 얻겠다. 나뿐 아니라 삼성 불펜진 모두 구위를 잘 가다듬었고 (넥센 타선을)잘 막아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69경기에 등판해 82이닝을 소화하는 역투를 펼쳤지만 성적은 3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5.60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등판해 12⅔이닝 7피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1.42)으로 활약한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말을 아끼고 있는 마무리 임창용(38)도 류중일(51) 감독과 동료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 팀 마무리는 임창용이다"라고 강조하며 "임창용의 구위가 정말 좋다"고 그를 두둔했다.  

오승환은 신인이던 2005년부터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총 22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11세이브와 평균자책점 0.81(33⅓이닝 3자책)을 기록했다. 2005년과 2011년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삼성 불펜에는 여전히 오승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오승환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삼성 불펜진의 의지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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