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9월 위기설' 등으로 인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의 풍성함은 옛 말이 될 것 같다.

국제 원자재 값 인상과 기름 값 고공 행진에 따른 물가 인상으로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가운데 추석 물가마저 뛰고 있으니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제가 좀처럼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중소기업들의 추석 상여금 봉투도 예년에 비해 얇아지거나, 아예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도 상당수에 달해 명절을 앞두고 즐거워야 할 근로자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이 최근 270개 산업단지 내 입주업체 가운데 22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연휴기간 평균 3.2일간 휴무하고, 절반 정도만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 기업중 189개 사가 휴무를 확정했고, 16개 회사는 연휴 기간에도 정상 조업 또는 부분 조업하며, 24개 사는 휴무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휴무를 확정한 189개 업체 가운데 50.3%인 95개 사가 추석 상여금이나 여비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50∼100%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가 75개 사에 달했으나 대부분 정기 상여금을 지급할 뿐 추석 특별 상여금이나 귀향비를 별도로 지급하는 업체는 24개 사에 불과했다. 이는 상여금 100% 지급 46개 업체, 50% 지급 40개 업체 등 모두 101곳이 상여금을 지급했던 지난 해에 비해 상여금 지급 업체와 지급률 모두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추석을 맞는 근로자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풍성하고 행복해야 할 추석이 오히려 서글프고 고달픈 명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올 추석 연휴는 짧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가족, 친지들과 술 한 잔 기울일 시간도 없이 곧바로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지갑도 얇고, 마음의 여유가 없게 됐다. 이래저래 한숨과 근심만 가득한 한가위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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