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

현직 목회자인 나는 처음으로 최근 '충북 도정을 원활하게, 억울한 일은 없게'라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우고 충북도 도정 배심원으로 참여 했다.
많은 예비 배심원 중에서 사건에 따라 무작위로 도정배심원을 선정한다기에 언제 될지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배심원으로 선정되었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행정심판 도정배심원 회의개최' 공문을 받고서 관련 전문지식도 없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내심 걱정도 되었다.
미리 사건명을 보고 인터넷을 통하여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쉽지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자료들을 뽑아서 읽어보고 도정배심원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배심원 회의가 개회되고 생각지도 않게 제가 배심원 대표로 선임되어 준비된 회의 순서와 회의진행 방법에 따라 배심원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먼저 첫 번째 안건인 청주완충녹지 해제건에 대하여 송무팀장으로 부터 안건설명을 듣고 배심원들의 질문과 토의가 있었다. 이어서 청구인의 설명을 듣고 질문의 시간도 있었다.
청구인의 설명을 들어보니 완충녹지로 지정됨에 따라 재산권행사에 침해를 받는 등 타당한 사유가 있었고 억울함도 보였다.청구인은 양보할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청구인이 퇴장하고 이어서 피청구인의 설명과 질문의 시간이 있었다.
피청구인의 설명을 들어보니 피청구인의 입장 역시 난개발 방지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완충녹지를 지정하였다는 타당한 사유와 사정이 있었다.
피청구인이 퇴장하고 첫 번째 안건에 대한 배심원의 의결시간이 되었다. 결과는 개인의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있지만 타인과의 형평성과 난개발방지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이어서 두 번째 안건은 충주소재 토석채취허가신청불허처분취소 사건인데 첫 번째 안건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결과는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첫 번째 안건은 피청구인의 입장을 두 번째 안건은 청구인의 입장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에 참석한 배심원들은 진지한 질문과 토의가 눈길을 끌었다.
전문적인 지식과 법테두리에 갇혀있지 않고 상식의 수준에서 이뤄졌지만 의미가 있었다. 배심원 대표로서 배심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수의견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 이번 도정배심원 회의가 기대를 충족시켰는지 심히 송구스럽고 배심원들의 결정으로 혹시라도 청구인이나 피청구인의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한다.
처음 참석하여 진행한 도정배심원회의를 돌아보면 특별히 지적할 사항은 없었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회의장에 참석할 때 신분이 충분히 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인사하고 보니 청구인이었다. 도정배심원과 청구인의 참석시간대를 달리하거나 다른 장소에서 대기를 시키는 방법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또 안건심의를 하고 청구인의 설명을 듣고 이어서 피청구인의 설명을 들었는데 피청구인의 설명을 듣고 청구인에게 다시 질문할 기회가 없었다. 또한 사건개요 설명을 위해 준비한 현황판이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에 조금은 시대감이 뒤떨어진 것은 아닌지 욕심을 내어본다.
끝으로 이번에 행정심판 배심원으로 참석하면서 도정배심원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진행한 도청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도정배심원 제도가 정착되어 도민들의 권익보호와 도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확보되고 모든 도민이 힘써 도정에 참여하는 동참하는 살기 좋은 충북건설이 더욱 앞당겨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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