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볼드롭 행사 준비, 러시아선 수백만명 샴페인 즐길 듯

다사다난했던 2014년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년을 맞이하는 모습이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서는 수 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년맞이 행사'를 앞두고 전통의 '크리스털 볼 드롭'을 시험했다.

무게가 5천386㎏나 되는 반짝반짝 빛나는 거대한 크리스털 볼이 31일 자정 깃대를 타고 떨어지면 1t의 색종이들이 흩날리며 새해를 축하하게 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제프리 스트로스는 "2014년은 정말로 힘든 한해였기에 새해를 큰 축하와 함께 맞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카운트다운 쇼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등 가수 등이 출연해 흥을 돋울 예정이다.

뉴욕 송년 행사에서 볼을 떨어뜨리는 아이디어는 미국 여러 지역에서 변형된 형태로 시행된다. 뉴멕시코 주 라스크루세스에서는 처음으로 현지 특산물인 칠리 고추를 떨어뜨리고 애틀랜타와 테네시 주 내쉬빌에서는 각각 지역을 상징하는 복숭아와 음표를 낙하하게 된다.

보스턴에서는 최근 경찰이 비무장 흑인 청년들을 잇달아 사살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활동가들이 바닥에 드러눕는 시위(die-in)를 벌일 계획이어서 시와 경찰당국이 '가족적인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뉴욕에서는 아직 비슷한 시위가 계획돼 있지 않지만 경찰 당국은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테러에 대비해 무장요원들을 건물 옥상에 배치하고 폭발물 탐지견도 동원할 예정이다.

30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하루 일찍 송년 행사가 열려 모자를 쓴 수 천명이 시내 중심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몰려들어 쿵쿵 뛰고 소리를 지르며 뿔 나팔을 불면서 신년 축하 분위기를 미리 연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은데다 연말 유가 하락으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신년 축하 분위기만큼은 여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대부분의 TV 방송이 모스크바 크렘린의 시계탑 화면과 함께 새해 첫 타종 소리를 내보내는 순간 수백만명의 러시아인들이 샴페인 잔을 들고 새해 소망을 빌게 된다.

러시아인들은 새 옷을 설빔으로 차려입고 새해를 맞이하면 한 해 내내 멋져 보인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또 묵은 해가 가기 전 모든 빚을 정리하고 자신이 받은 모욕도 용서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타스는 소개했다.

새해를 맞아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도 관례인데, 요즘 선물로는 스마트폰이 대세라고 한다.

1980년대말 이후 러시아도 한국과 중국, 일본처럼 십이간지 동물로 새해를 상징해 맞이하는 풍습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양의 해인 2015년을 앞둔 연말 슈퍼마켓 등에서 양고기 수요가 줄었다.

한편 세밑에 에어아시아기 추락사고를 겪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슬픔에 잠겨 있고, 다른 동남아 국가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서도 홍수 때문에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대피소에서 새해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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