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휴대전화 벨 소리 듣고 선수들이 킥킥대며 웃더라고요." 

프로축구 강원FC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12월 강원 지휘봉을 잡은 최윤겸(53) 감독은 인기 남성 그룹 샤이니 민호(24)의 아버지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화권 등에서 '한류스타'로 큰 인기를 누리는 아들을 둔 최 감독의 휴대전화 벨 소리는 어쩌면 샤이니 노래로 설정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젊은 여성 팬들이 많은 샤이니의 노래가 50대 중년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자 선수들도 차마 대놓고 크게 웃지는 못하고 억지로 웃음을 참아가면서도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인 최 감독은 "강원 사령탑에 선임되고 나서 사실은 아들이 '아빠, 우승하라'고 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부담없이 하시라'고 하기에 벌써 어른이 다 됐구나 싶었다"고 껄껄 웃었다.

서울대에 다니는 장남 민석(26) 씨와 함께 두 아들을 둔 최 감독은 "둘이 어릴 때부터 축구를 워낙 좋아했다"며 "특히 민호는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것을 말리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내가 현역 시절에는 합숙 등을 하느라 1년에 집에 들어간 날이 많아야 4개월 정도였다"며 "숙소로 들어갈 때면 아들 둘이서 다리에 매달려 안 가면 안 되느냐고 울고 그랬었다"고 어릴 때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민호는 지금도 축구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커서 웬만한 유럽 선수나 팀에 대해서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고 "첫째도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강원 구단에서도 "민호 팬들이 시즌 입장권 등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해오고 있다"며 감독의 '스타 아들'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최 감독도 "아들을 경기장에 오게 하겠다"라며 "민호의 소속사가 대한축구협회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마 그중에서 민호가 스포츠를 가장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연예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장에 와서도 본부석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가는 것보다 서포터스석에서 팬들과 함께 응원하는 것이 더 보기 좋지 않겠느냐"며 "일정이 안 맞으면 수도권 경기에라도 오게 할 예정이고 이미 민호도 축구장에 와서 응원하겠다고 흔쾌히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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