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용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전충청지역본부 기획운영팀장

창업은 구상 단계부터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독자창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할 것인지를 창업시장과 트랜트, 자신의 능력 등을 모두 반영하여 고민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불황기를 틈탄 스몰(small)창업이 인기를 끌면서 주점업을 필두로 개업식을 신고하는 점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스몰창업은 저비용 최소점포 창업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만, 수익성과 순익에서는 한계가 있으며 영업 지속성도 떨어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도심을 거닐다 보면 동일한 상호를 가지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협업창업 형태의 점포들을 접할 수 있다. 창업에 뜻이 있는 여러명이 공동투자와 물류 공유를 통한 창업을 한 후 함께 운영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협업 창업은 공유창업의 일종으로 비용분담에 따른 리스크 감소, 직원 채용 및 관리에 따른 부담 감소, 나도 사장이라는 책임감 증가 등의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창업과 운영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도 상호 정보교환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

 

최근 정부 정책중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청년창업 정책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 저하 및 이로 인한 높은 창년 실업율은 고학력 창년들의 사회진출을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창년창업의 활성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중인 전통시장 창년상인 육성사업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창업이 아니라 창업 자체가 취업으로 연결되는 ‘창업취업’ 으로 여러명이 동시에 협업창업을 하고 함께 일하는 형태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몇일전 아는 지인들과 저녁 술자리를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다. 중형슈퍼마켓을 5년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분인데, 지금은 창업을 할려고 해도 자금도 부족하고 또 용기도 없다고 하며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함께 창업할 수 있는 동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부지원 사업인 소상공인협동조합 육성사업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공부를 해 보도록 조언해 주었다.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여 동업이라는 형태로 공동창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 구속력과 운영자의 책임감 부족으로 사업 실패시 쌍방 투자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공유형 창업은 크게 이익공유형 창업과 공간공유형 창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익 공유형은 리스크는 분담하되, 공동투자 등으로 얻은 이익을 상호 분배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으며, 공간 공유형은 동일 점포에 한사람은 주간에 식당을 운영하고 다른사람은 야간에 호프집으로 운영하는 형태로서, 시간과 공간을 적절 활용할 수 있고, 독자운영의 주체성도 가지고 있는 등 일반적인 공동창업의 형태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포화상태 이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전문점의 경우 주간에는 커피를 팔고 야간에는 호프나 소주를 판매하는 복합 아이템 창업점포가 중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시간 및 공간활용에 대한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은 공유형 창업 형태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 종사자 560여만명, 업체수 270여만개 라는 엄청난 시장 포화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창업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분야에서 소유가 아닌 공유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 시대도 아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함께 나누는 공유의 창업은 보다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정갑용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전충청지역본부 기획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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