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출마… 호남지지 미미
당권 경쟁 파고 넘자 또 위기
각 계파에 전방위적 구조요청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와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한국노총 정책협약식에서 논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선을 앞두고 당내 각 계파의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긴급 구조요청'에 나섰다.

'친정'을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의 '동반 출격'으로 야권 후보 난립구도가 더더욱 헝클어진 데다 전통적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출신 조직들이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어 그야말로 다급한 상황이다.

문 대표가 2·8 전당대회 국면에서 언급했던 '세 번의 죽을 고비' 가운데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뜻하지 않게 빨리 맞았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올 정도이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후보 시절 "이번에 당 대표가 안 돼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 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 해도, 그 다음 제 역할은 없다"며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제 앞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표는 그 중 '첫 번째 고비'인 당권 경쟁의 파고를 넘고 순항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중대 시험대로 마주한 재보선 관문을 제대로 통과 못 한다면 그가 '두 번째 고비'로 칭했던 '당 재건' 동력이 빠짐은 물론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며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문 대표는 2일 만찬을 겸해 당 대표 급 유력 인사들이 참석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계파 수장들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초청 대상인 김한길·문희상·박지원·박영선·안철수·이해찬·정세균·한명숙 의원 중 김한길 전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격돌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일부 인사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출발부터 삐걱대는 조짐이다.

'정동영·천정배 바람'을 차단해야 할 문 대표로선 무엇보다 박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 등 'DJ'(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 그룹과 호남 비노 인사들의 흔쾌한 지원사격을 끌어내는 게 '발등의 불'이다.

정·천 전 의원의 출마를 공개비판했던 권 고문은 오는 7일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지원을 위한 광주 행이 예정돼 있지만 동교동계 인사들의 반대로 옴짝달싹하기 힘들어진 처지이다.

이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 데는 '선거 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한다'는 호남 홀대론과 전대 후유증, 친노세력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등이 뒤섞여 있다.

문 대표가 재보선의 당면 과제인 일사불란한 단일대오 구축에 실패하다면 불씨가 잡힌 듯 했던 내홍이 선거 후에 재연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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