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⑪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어느 조직이든 기본은 화합을 기반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며, 시대에 따라 능동적인 생각의 전환이 함께 해야만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어수선한 국내외 경제 흐름속에서 21세기 건설산업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전문건설협회 박덕흠 회장(㈜원화건설 회장)을 만나봤다.
현재의 기득권보다는 미래의 변화와 개혁을 어떠한 자세로 받아들이느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론을 피력하는 박 회장은 "오늘날 세계화ㆍ정보화 사회는 행정분야에서도 탁월한 전문경영인(ceo)의 경영감각과 자질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권위적이고 관료적 발상이 아니라, 글로벌시대의 기업경영 능력을 지니고,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경영마인드를 발휘해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오랫동안 기업경영 활동을 해 오면서 현장경험과 실무 능력을 겸비하고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과 능력을 쌓아왔다.
충북 옥천 안내면 현리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건설업에 뛰어들어 지난 시절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사회봉사의 뜻을 세우고 실천해 왔다.
대표적으로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부터 서울시의 각 구청을 돌며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을 초대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본인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서울산업대와 노인정 등에 정기적 후원을 하고 있다.
또 모교인 옥천중학교에는 '원화장학회'를 만들어 배구부와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는데 지난 2006년 7월 옥천교육청에서 '학교를 빛낸 공로자'로 선정되었다.
다음은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과의 일문일답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보도가 있고, 전문건설업계가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는데, 실제상황은 어떻습니까?
최근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 다른 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특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공공공사 발주물량 감소 및 정부의 투기 억제정책 등으로 건설물량이 줄어들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유류대와 건설자재 값마저 폭등하여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부도나는 건설업체수도 작년 이맘때 보다 약 48% 증가했으며, 특히 전문건설업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79%나 증가했습니다.
발주물량 감소로 일감이 줄어들어 회사 유지조차 힘든 형편에 원도급자의 초저가하도급으로 기업 존폐까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건설경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 1월 11일 자랑스런 연세공학인상 수상 모습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토해양부에 설치된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건설선진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데, 건설산업선진화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
국토부가 건설산업제도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하여 민간이 주축이 된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해 건설선진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건설생산구조는 종합건설업자가 발주자로부터 도급을 받아 전문건설업자에게 하도급을 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습니다.
원ㆍ하도급방식에 의하여 건설공사를 시공할 경우 공사비가 불필요하게 낭비돼 부실공사의 위험이 있고, 원ㆍ하도급자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계약자형공동도급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종합건설업자는 시공부담이 줄어들고, 전문건설업자는 직접시공비가 확보되어 국민에게는 좋은 품질의 시공품을 제공할 수 있는 등의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공참여자제도가 폐지돼 일선현장에서 공사시공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문제가 있고 그 해결대책은 있는지요.
건설공사는 여러 가지 일이 복합되어 있고 이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시공참여자 중심으로 여러 그룹을 형성하여 시공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시공참여자를 통한 건설인력 수급체계를 폐지하고 모든 인력을 건설업자가 일일이 고용하여 시공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공사의 규모가 크고 공사기간이 긴 경우에는 근로자를 상시고용할 수 있으나, 하루에 몇 백명을 투입하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고용계약을 일일이 체결하여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법적으로 이 제도를 폐지해도 현장에서는 이 제도를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문건설업자를 모두 범법자로 내 몰고 있습니다.
시공참여자에게 도급하는 것은 건설공사가 생긴 이래 계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제도이므로 정부에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여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지난 4월 23일 아프리카 주변국방문 때 반기문 사무총장과 함께
▶저가하도급 등 고질적인 하도급 병폐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건설산업은 전통적인 협업 산업임에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제로섬(zero-sum)게임으로 인하여 원ㆍ하도급간 건전한 협력관계가 구축되지 못하여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합건설업체들이 약 68% 전후의 최저가로 낙찰받아 일정액의 이윤을 남기고 전문건설업체에게 하도급 함에 따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평균 하도급률이 약 66%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결국 공사예정가격 대비 약 45%의 턱 없이 낮은 금액에 실제 공사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부실시공에 따른 대형 사고의 위험은 물론 시공품질 저하로 국민의 이익을 저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하도급 부조리 방지를 위해서는, 300억원 이상 공사에 한하여 제출하는 '하도급계획서 제출제도'를 조속히 모든 공사로 확대해야 합니다.
'건설공사 저가하도급심사기준'을 저가하도급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건설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건설업체를 포함한 중소 건설업이 육성되고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세계화와 무한경쟁이라는 시장 패러다임은 부단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전문건설업계 또한 지금까지의 법과 제도적 보호막에서 안주하던 구습을 버리고, 경영내실화와 자기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로, 변화의 물결에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는 실질적인 조치를 강구해 주어야 합니다.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이 불법과 불공정한 거래로 손해를 보는 후진국형 관행은 분명히 근절되어야 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원도급자도 하도급자를 착취하는 대상이 아닌 사업의 협력자로 대우하고, 하도급자의 경쟁력이 향상될 때 원도급자의 이익이 훨씬 크게 돌아온다는경제논리에 입각해 상호 공생ㆍ상생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봅니다.
/영동=박병훈기자


약력

-충북 안내면 현리 출생

-충북 옥천중학교 18회 졸업


-서울산업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토목공학과 졸업


-러시아 국립게르첸교원대학교 명예 경영학 박사


-서울 산업대학교 명예 경영학 박사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총동창회장

-서울산업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사)대한사이클연맹 수석부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수석 부회장

-(現)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現)대한건설단체 총 연합회 부회장

-(現)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現)(재)대한건설 정책연구원 이사장

-(現)(재)한국건설 산업품질연구원 이사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