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며칠 전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 많은 분들이 황금연휴를 즐기기도 하고 봉축하며 자아성찰을 했을 것이다. 카톡으로 동자승 영상을 보낸 친구도 고마웠다. 산사(山寺)에 가서 등을 달고 기도를 하니 마음이 편안하다. 올해의 주제처럼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이 되는 듯하다.

부처님오신날 특집방송을 보니 직접 참석한 듯하다.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 5월 16일에는 세계 각지에서 200여 고승들과 30만 명에 이르는 불자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간화선 무차대회를 열어 우리 불교를 세계에 떨치기도 하였다.

( 국민화합과 국익 )

광화문광장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를 보여주는 국보 제11호인 익산 미륵사지탑을 조성하여 재현한 것도 자랑스럽다. 여·야 대표가 나란히 조계사 법요식에 참석하여 한 목소리로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길 바라며 봉축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았다.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몇몇 분들이 독설과 물세례를 당하는 것을 볼 때 아직도 남아있는 이념과 지역갈등으로 우리를 실망시키고 슬프게 하였는데……. 이제는 갖가지 응어리를 하나하나 풀고 국민화합과 국익을 앞세워야 한다. 여·야 대변인의 말처럼 “중생 구제에 정진했던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민화합에 더욱 정진”하고, “부처님의 뜻에 따라 빛을 밝히는 화합의 정치”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충북도내 사찰에서도 일제히 봉축 법요식과 기념행사가 열렸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현조 주지스님과 필자가 불교대학 행사로 가보았던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 김도용 종정의 봉축 법어의 의미도 되새겨보았다. “자비심과 만족이 없는 삶은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요인이 된다.” “베푸는 이는 복을 받고(布施者獲福), 자비로운 이에게 원수는 사라지며(慈心者無怨), 선을 행하면 악업이 녹아지며(爲善者消惡), 욕심을 버리면 근심이 없어진다(離欲者無惱).”

특히,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봉축사는 옷깃을 여미게 한다. 무명(無明)의 어둠을 떨쳐내고 바른 마음과 노력으로 사람답게 살아가라는 날,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며, 안타깝게도 분단으로 70년이 되는 해, 갈등과 반목의 분단 상황 종식 기원, 공존(共存)과 상생(相生) 그리고 합심(合心)이라는 3대 통일 방안으로 화합하고 하나가 되자는 불교 통일선언, 악몽 같은 세월호 참사가 일깨워주는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향한 노력,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항상 돌아보아야 하며 …….

(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 )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마음에 지혜의 불을 밝혀, 네 탓만 하지 말고, 자승스님의 법어처럼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경쟁으로 생존만을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달아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라도록 해야 하겠다. 근엄함과 냉정함, 권위와 분노보다는 아픈 가슴을 보듬어주고 축 처진 어깨를 서로 안아줄 수 있는 자애롭고 따뜻한 지도자와 어른이 많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을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