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놓고 면담 중 다툼

▲ 충주시복숭아발전회와 복숭아 재배농민들이 윤범로 시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충주시의회 앞에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윤범로 충주시의장(62)이 성희롱 발언 논란에 이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충주시복숭아발전회와 농민 등 200여 명은 29일 충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복숭아발전회를 욕설과 막말로 무시한 윤 의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윤 의장은 발전회 임원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하는 등 의장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망각했다"면서 "예산 승인권을 쥐고 농업인의 어려움을 헤아리기는 커녕 오히려 궁지로 모는 파렴치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발전회에 따르면 지난해 3500만 원이던 복숭아 박스 보조금이 올해 당초예산에서 1000만 원 감액되자, 지난 2월 윤 의장을 면담해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윤 의장이 관련 청원서와 서명부 제출을 조언하면서 지원을 약속해, 같은 달 16일 서류를 제출했다는 게 발전회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후 관련 예산에 대한 진척이 없는데다, 이호영 산업건설위원장(60)이 자신의 지역구에만 3500만 원의 박스 보조금을 설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의 분노를 샀다.

시 전체 1600여 복숭아 재배농가에 배정된 박스 예산은 1농가당 1만 5000원 꼴인데, 이 지역 100여 농가에는 20배가 넘는 35만 원씩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발전회는 지난달 19일 윤 의장과 다시 면담을 하던 도중, 윤 의장과 발전회 임원 사이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다툼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집행부는 1차 추경에서 관련예산 1000만 원 증액과 특정지역 배정분 3500만 원 감액을 요청했지만, 결국은 두 예산 모두 삭감됐다.

발전회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농업인을 기만한 의장과 산건위원장의 행태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윤 의장과 이 위원장은 공식사과 후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발전회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대화를 통한 민주적 절차로 진행되지 못해 유감"이라며 "재정발전을 위해서라도 사업의 필요성을 확보하고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어떤 물리적 방법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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