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욱교수

요즘 살겠다는 사람들을 별로 만나 본 적이 없다. 모두들 죽겠다고 난리이다. 하기사 어찌나 경기가 안 좋은지 3,000원이 채 안 되는 학교 식당에서 조차 서로 뒤로 서고자 한다.
앞에 서면 밥값을 안 내 줄 수도 없고 밥값내자니 단 돈 3,000원이라도 속이 쓰리고 아무튼 경기가 안 좋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학교 식당이 외부보다는 싼 편이니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이래 그런지 요즘 식당들이 문을 닫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저 개업발로 몇 달 장사 좀 되다가 이 몇 달만 지나면 손님들이 없어 들어 간 돈 엄청 까먹고 손 터는 것이 요즘 식당들 분위기인 것 같다. 하기사 학교 버스 타고자 하면 버스 서는 곳에 식당이 있는데 1년 사이에 벌써 3번이나 식당주인이 바뀐 것 같다.
금년 초엔 항아리 갈비를 하는 식당이었는데 이후 삼겹살집으로 그리고 지금은 순대국집으로 바뀌어 있다.
저 개업발이 몇 달 갈지 모르지만 아침 출근길에 식당 간판 바뀌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속이상하는데 손 털고 간 식당 주인들 심정은 오죽 하겠나.
바로 옆에 약국이 하나 있는데 그래도 약국은 안 바뀌는 것을 보니 아픈 사람만큼은 장사될 정도로 많은가 보다.
하기사 이런 불경기에 펀드와 주식으로 손해 보고 망한 사람들이 즐비하니 병원과 약국은 속 뒤집혀 아픈 사람들로 불황은 안 겪을 것 같다.
학교 버스 타는 곳에 있는 식당은 계속해서 망해 나가지만 그래도 집에서 5분 정도 떨어진 먹자골목안에 있는 식당들은 건재 한 것 같다.
먹고 싶은 메뉴가 생각나서 가보면 그래도 식당 주인이 안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먹자골목의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한 군데 모여 있는 먹자골목의 위력을 새삼 느껴보기도 한다.
지난 8월말 이른바 공기업선진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이 안에 따르면 원래 우리 충북으로 오기로 되어 있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경남으로 가기로 되어 있던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통합되어 가칭 정보통신진흥원으로, 마찬가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전남으로 가기로 되어 있던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통합하여 가칭 방송통신진흥원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통합으로 인해 과연 이들 기관들이 어느 지역으로 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지자체간 유치경쟁은 가열될 것이고 더 더욱 큰 걱정은 이것이 정치논리로 결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어느 지역으로 가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이 꽃 피울까 하는 객관성보다는 정치논리나 나눠먹기로 결정이 날까 걱정된다.냉정히 말하면 05년 이후 충북은 it, bt산업을 선택하여 이에 집중해 왔다.
이에 비해 전남은 동북아 물류, 교역, 관광 산업분야이고 경남은 기계, 조선, 항만, 관광 산업 분야이다.
게다가 충북의 it단지 집적화율은 전국대비 18.2%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it 산업이 발전 할 수 있는 먹자골목을 형성해 놓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공기업이 이전해야 관련 산업이 살지 않을까생각한다. 충북으로 보내라. 이게 정답 일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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