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초빙교수

[김영대 중원대초빙교수.사회복지학박사] 세계에서 유래없는 초고속 고령화 시대로 내달리고 있는 대한민국호 ‘고령시대’ 열차의 가장큰 복병은 치매(痴呆)가 아닐까 싶다. 이 치매상태가 되면 이성을 잃은채 느끼거나 생각없이 행동하고, 심지어는 본인 배우자나 가족들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 때문에 치매에 걸리면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언행을 하면서도 본인 언행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데 그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실례로 치매 질환을 앓는 70대 할머니가 자신의 어린 친손자를 가마솥에 넣고 끓이는 상상을 초월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 했었다. 또 경기도 모 지역에서 80대 치매성 할아버지가 자신의 새 목조주택에 불을 놓은 후 그 잔불에서 오징어를 구워먹으며 웃는 장면이 뉴스를 타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 치매에 대한 우리 국민들 의식수준이나 관련기관들 방안책이 너무나 허술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대부분의 국민들 의식이 ‘나와 우리가족만은 치매에서 예외’라는 식의 타산지석(他山之石) 의식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수시대 최대 복병

얼마전 보건복지가족부 발표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치매 유병율이 지난해 말 현재 65세 이상 전체노인 650여만명 가운데 치매 환자는 약 9%(58만5천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당장 치매 환자는 아니라도 조만간 치매로 이완될 가능성이 높은 경도 인지장애 노인은 전체 노인 중 25%에 달한다는 집계를 발표했다. 이처럼 치매 환자 수는 갈수록 늘어 2020년엔 전체노인 중 11%, 2027년엔 15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잠정 예상되고 있다.

그 추세가 우선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약 2배, 고학력자 보다는 저학력자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고, 특히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2.4배, 흡연자는 1.5배, 우울증이 있는 경우 3배 정도의 치매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 치매환자들 치료 및 케어(care.도우미)문제가 또다른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생활과학대 조사팀 집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를 포함해 본인이 수발을 받아야 할 60대 이상 노인이 수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58%에 달하고 있고, 이 중 배우자 수발자가 48%에 달해 한국 가족의 구조적, 정서적 핵가족화 경향에 따라 이미 부모를 돌보는 역할이 자녀들 중심에서 배우자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발 기간도 평균 7년이며 8년 이상인 경우도 33%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발대상 노인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발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아니라도 출산과 보육, 교육, 의료와 주택, 노인부양 등에 이르기까지 평생에 걸쳐 필요한 대부분의 사회서비스를 본인과 가족이 직접 부담해야 함기 때문에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난제에 처할수 뿐이 없다. 갈수록 출산율 감소 등을 감안할 때, 개개인이 어르신들을 제대로 모실거란 기대는 너무 낙관적일 수 뿐이 없다.

오히려 현대판 고려장으로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날 수 뿐이 없는 실정일 게다. 이처럼 앞으로 현대판 고려장 발생 등 치매 노인을 비롯한 노인수발이 부실해 사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앞다투어 지면의 톱을 장식하며 세태를 원망하고 인륜.도덕 상실만을 지적할 것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사태는 이미 여러 통계와 각계의 대비책 등을 살펴보면 예견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없다.

(사전예방이 최선책)

그러나 이 치매는 분명 노년의 삶을 망가뜨리고 본인 뿐 아니라 가족 친지들까지 힘들게 하는 무서운 질병 이지만 사전에 관심을 갖고 조기발견 및 치료하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야 한다. 더욱이 치매 초기인 경도 치매와 중증치매 환자는 삶의 질도 달라지고 무었보다 치료비가 최고 10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전문가들이 발표한 예방책을 살펴보면 우선 치매 원인으로 손꼽히는 고혈압과 당뇨, 뇌졸중 등을 사전에 막는 것이 우선돼야 하고, 술과 담배를 삼가하고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을 버리며,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 건강한 신체를 꾸준히 유지하며 서예나 자수 등의 손동작을 요하는 취미 활동을 생활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함께 황산화성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사과를 비롯해 오렌지와 바나나 등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치매는 ‘뇌가 고장나는 병’이므로 평소 뇌를 많이 쓰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