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휴식의 계절이다. 불같이 뜨거운 햇볕과 열기가 우리를 둘러 지치게 하니 그저 편히 쉬고만 싶은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에 휴가를 통해 휴식을 갖는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7일을 한 주기로 해 날짜를 계산하는 달력을 사용하고 있다. 7일을 구성하는 요일은 태양계에 있는 7개 행성을 바탕으로 한 고대의 신들의 이름을 통해 유래됐다고 주장된다. 그런데 세상의 기원을 설명하는 성경은 이 7일의 주기에 대한 기원과 의미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해한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6일간 천지를 만들고 7일째 휴식을 취함으로써 천지창조의 사역이 마무리 됐는데, 이것이 바로 7일의 주기에 대한 기원이 된다.

여기서 핵심은 7일 간의 주기에 대한 서로 다른 기원이 아니라 한 주의 마지막 날인 7일째를 휴식을 취하는 날로 여기는 이유다. 성경은 그 이유에 대해 하나님이 '안식'을 취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 역시 하나님을 따라 반드시 안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안식'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 중 하나다. 율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십계명의 제 4계명은 다음과 같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출 20:8-11)

여기에는 안식에 대한 기독교만의 독특한 가르침이 잘 나타나 있다. 첫째, 안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안식을 취하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계명이다. '노동'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라면, '안식'은 신이 명령한 것이다. 둘째, 안식의 범위는 내 주변의 모든 생명체를 포함하고 있다. 셋째, 결과적으로 안식은 인간의 의무인 동시에 권리가 된다.

안식이 신의 명령으로 인해 반드시 지켜야할 인간의 의무가 되었다는 것은, 동시에 모든 인간이 신의 이름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창조의 한 부분으로 휴식했다. 이 휴식은 하나님께 중요했고,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휴식이라는 말은 쉴 휴(休)에 쉴 식(息)을 쓰고, 안식이라는 말은 편안할 안(安)에 쉴 식(息)을 쓴다. 뜻으로 보면 휴식은 그냥 쉬는 것이지만 안식은 편안하게 쉬는 것이다.

하나님이 휴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며 그 속에서 편안한 안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쉬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이번 휴가를 편안한 휴가, '안식'으로 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