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훈교수

학창시절 지리시간에 우리나라 지역별 특산물이나 특성에 대해 한 두번쯤 배우거나 외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충주사과, 나주의 배, 제주의 귤등 특산물에 대한 학습과 곡창지대는 호남평야, 대표적 분지는 대구, 교통의 요지 대전등 지형이나 위치에 따라 도시의 특성을 파악하곤 했다.
이렇게 출발한 것이 현대의 도시브랜드의 시초라고 여겨진다. 도시브랜드는 한 지역의 대표적 가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지역의 발전과정이나 혹은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맞도록 그 지역의 정주환경이 조성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초창기의 도시브랜드의 개념은 자연적이고 자생적 속성에 따라 결정 되어왔으나 도시간 생존과 경쟁이 높아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인공적 혹은 독립적 도시브랜드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도시는 역사·문화·생태·교육·경관·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전면으로 내세워 도시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화 하고 있다.
서울은 디자인의 수도로, 일본 구마모토는 예술도시로,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문화수도로 브랜드화하고 있다. 이는 도시성격을 분명히 함으로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같게 되고 이는 곧 역사·문화·경제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특화된 분야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거점의 역할을 통해 그 분야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산업과 관광으로 연결되어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함은 물론 지역주민들은 그 분야에서 자부심과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도시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지역주민의 행복지수는 지역의 특화정도에 비례하고 지역의 결속력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하나의 도시브랜드를 통해 주민들이 결속될 수 있으며 사상적 가치를 제공하고 경제의 근간을 이루며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하게 함으로서 인류역사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도시브랜드로 성공한 지역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갖게 되는데 우선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출발한다. 역사물을 활용한 도시이미지를 구축(체코 크롬로프)하거나 혹은 아주 특이한 건축물을 통한 브랜드화(네덜란드 로테르담)등이 있다. 두 번째는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가지는 집중성에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은 행정가가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면 정책이나 계획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성공적인 도시브랜드는 방향설정이 되면 장시간의 노력과 합의를 통해 누가 추진하던 지속력을 가지고 특성화를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도시브랜드를 구축할 때부터 세부적인 전략과 시설물이 완성될 때까지 끊임없는 지원과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주민참여는 행정상의 과정적 행위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의 사렛이라는 제도, 일본 마쯔꾸리의 경우 단계의 위계성과 함께 하나의 의견수렴과정도 일주일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환류(지금 단계에서 시작이나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과정을 점검해보는 일)를 통해 변화된 여건이나 원래의 계획목적과 방향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화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는 도시환경은 내외부적 여건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계획적·전략적·사업적, 그리고 비물리적 측면까지 함께 고려되어 도시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현재의 형태와 상황에 맞도록 조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도시는 경쟁하고 이들속에서 살아남기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제된 잠재력을 바탕으로 도시의 대표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발굴하고 개인이나 한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영속성을 가지는 생명체로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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