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윤 세계도덕재무장 충북본부장] 들녘엔 황금물결이 넘실대고 길가엔 여덟잎 코스모스 꽃잎이 가을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며 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인 추석을 손짓한다.

예로부터 추석은 추썩거리며 빨리 오는 것이라고 하던 어르신들의 농섞인 말씀들이 생각난다.

이는 아마도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무더위와 싸우며 농사짓던 그 시절, 추석만이라도 햇곡식을 추수해 온 가족이 풍요로움을 맛보기 위한 기다림에서 나온 발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추석, 정말 풍요롭고 넉넉함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최대의 명절이다.

자녀들은 부모님께 드릴 선물 꾸러미를 양손에 들고 고향의 향수에 젖으며 고향역을 향해 달리고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맞이할 준비에 하루해가 짧아 발을 동동 구른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인가.

예로부터 추석은 여자들을 두 패로 나눠 베를 짜게 한 후 한 달 뒤 그 결과를 가지고 승패를 정해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마련해 잔치를 베풀고 둥근 보름달 아래서 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낸 것이 유래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번 추석만이라도 우리 모두는 남을 위해 베풀고 봉사하며 사랑하는 가운데 나눔과 화합의 정을 가슴에 새기면서 이웃과 일가친척 그리고 소외받고 음지에서 신음하는 모든 분들에게 넉넉하고 풍요로운 사랑의 마음을 전하면서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 스스로가 행복의 문을 두드려야만 행복의 문은 열리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르신들의 자살과 자녀들에 의한 폭행과 학대, 질병과 고독으로 인한 방황과 갈등, 가출 등 어르신들 세계의 슬픈 모습을 수시로 언론과 주변에서 접한다.

그리고 일그러진 모습에 백발의 머릿결을 쓸어 올리며 야외 벤치나 공원에서 삼삼오오 둘러앉아 아름답던 추억들을 되씹으며 쓸쓸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자나 깨나 자식들 걱정에 눈시울을 적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번 추석만이라도 어르신들의 시린 마음과 텅 빈 가슴 속에 아름답고 찬란한 한가위 보름달을 송두리째 안겨드리면서 그들의 추억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삶에 이정표를 설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들녘 길가에 활짝 핀 코스모스처럼 어르신들의 입가에 환한 웃음꽃이 사계절 피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인생의 삶은 영겁이 아니라 찰나인 것이다. 동녘 하늘에 해가 뜨면 어느 순간에 석양이 되어 땅거미가 내린다.

부귀나 영화를 누리고 살던 사람이나 가난과 싸우면서 힘든 삶을 살던 사람도 순간의 세월 속에서 인연의 끈을 놓으면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잠시 머물다 갈 순간의 미련 때문에 부모님과 일가친척 그리고 이웃 어르신들을 외면하고 자신의 안위와 만족만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먼 훗날 나는 옳게 살았노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웃어른들과 부모님께 효도하면 내 자식들도 나에게 효도하는 것이며 내가 불효하면 또한 내 자식들도 나에게 불효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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