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듀맵연구소 백은영씨 자녀교육 지침서
"과잉보호 벗어나 잠재력 키워줘라" 조언

[충청일보 이진경기자] 자살은 자신의 삶을 빼앗긴 아이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조건적인 사랑과 사심에 의한 교육으로 아이들의 주도성이 훼손되면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지 못하므로 행복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춘기가 되면 방문을 걸어잠근 채 대화를 거부하거나 가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이나 학교폭력, 자살에 이르는 아이들은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확신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내 삶을 빼앗긴 아이들의 아우성인 것이다. 부모에 의해 아이들에게 자행되는 자존감과 주도성의 훼손은 아이의 숨통을 서서히 죄어 죽이는 살인과도 같다. <본문 '자살하는 아이들' 중에서>

이 책의 저자 백은영씨는 두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부모교육을 배워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자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강사가 됐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는 진로교육연구소 케듀맵연구소를 운영하며 사회복지관,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등에서 자녀와의 대화법에 관한 강의를 2000여 회 진행하기도 했다. 부모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독(毒)이 되는 부모, 즉 독친(毒親)이고 또 하나는 득(得)이 되는 부모, 즉 득친(得親)이다.

긍정적인 에너지장에 머물면서 의식수준이 높은 득친은 삶의 목표를 자신이나 아이 모두 어떻게 하면 잠재력을 발휘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둔다. 반면에 부정적인 에너지장에 머물면서 의식수준이 낮은 독친은 돈이나 명예,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며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것인가에 목표를 둔다.

저자는 그동안 부모들과의 교육, 상담을 통해 어떻게 하면 부모가 독친이 아닌 득친이 돼 자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독친인 부모가 득친이 되면 자녀의 삶에 어떤 바람직한 변화가 일어나는지의 대한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해결책을 들려준다.

이 세상 누구도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질병으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거나 그 외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자녀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부모라도 그 마음속엔 자녀가 행복하고 올바른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소망이 가득할 것이다. 또 자녀에 대한 집착이 과하거나 지나친 과잉보호로 인해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부모라 할지라도 그 바탕은 자녀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독친으로 치부된다면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모들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주도해 나가지 못하게 만든다는 데 있음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나뉜다. '1장 아이들이 아프다'에서는 좀비가 돼가는 아이들, 꿈과 희망을 잃은 아이들, 폭력을 휘두르거나 중독에 빠지는 아이들 등 독친으로 방전된 아이들의 아픈 삶을 살펴보고 있으며 '2장 엄마들도 아프다'에서는 명령하는 엄마, 과잉보호하는 엄마, 사랑보다 교육을 우선으로 하는 엄마 등 독친이 될 수밖에 없는 부모의 아픔을 살펴보고 있다.

'3장 왜 아이도 엄마도 아플까?'에서는 공심에 의한 교육과 사심에 의한 교육 및 엄마와 아이가 만들어내는 의식수준의 변주 네 가지를 살펴보고 있으며 '4장 독친과 득친을 지배하는 10가지 법칙'에서는 성공지향의 법칙·성취지향의 법칙, 불신의 법칙·신뢰의 법칙 등 독친과 득친을 지배하는 10가지 법칙을 통해 독친과 득친의 삶의 차이를 살펴보고 있다.

'5장 엄마가 해주는 해독제'에서는 용서 구하기, 중심 및 에너지장 바꾸기, 감사와 기도 등 엄마 독에 중독된 아이들을 해독할 수 있는 해독제 10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마지막 '6장 독친이 득친 되면 이렇게 바뀐다'에서는 독친이 득친이 되었을 때 자녀들에게서 나타나는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부모의 진정한 역할은 아이의 시간표를 대신 짜주고 온갖 활동을 하도록 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책은 부모의 독으로 인해 죽어가는 아이들을 되살리기 위해 모든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소중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26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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