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Winter is Coming' 젊은이들이 '미드'라고 부르는 미국의 한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이다. 중세의 권력 투쟁을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겨울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거대한 문제, 전쟁이나 크게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겨울이 오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 문제를 대비하자는 의미이다. 우리 삶에서 겨울은 보통 문제나 어려움을 상징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겨울에 찾아오는 혹독한 추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겨울이 곧장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무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칠 때쯤이면 여름이 가면 선선한 가을이 찾아온다. 환경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가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청명하고 높은 하늘, 맑은 날씨와 시원한 바람, 여기에 풍성한 결실까지 있으니 밖에서 활동하기에도 아름답고 집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그런데 이 가을은 여름과 겨울 사이의 시간이다.
 
가을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더운 여름이 끝났다는 즐거움을 누린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 지혜로운 사람은 서둘러 앞으로 찾아올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여름내 지치고 힘들었지만 이것을 빨리 추스르고 다가올 혹독한 추위를 잘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한다.
 
가정도 그렇다. 4계절을 우리의 인생에 비유한다면 가을은 이제 결혼을 해 새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나아 기르는 30~40대 정도의 중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십대의 젊은 시절, 취업과 결혼을 위해 치열하며 살며 모든 열정을 쏟아 붇고 이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한숨을 돌리는 그러한 시기와 같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은 가을에서 끝나지 않는다. 가을이 오면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안정적으로 보였던 가정은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더욱 많은 고민과 어려움에 휩쓸릴 것이고, 자녀들이 더 성장하여 독립할 때쯤 은퇴와 노년이라는 다른 문제를 맞게 된다. 무더운 여름 땀 흘리며 노력해 이룬 가정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일년의 사계절에서 혹독한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가 가을인 것 같이, 인생의 겨울을 잘 준비하지 못한 가정들, 다가오는 여러 문제들을 준비하지 못하고 가을의 좋은 날씨만을 즐겼던 사람들은 겨울이 시작됨과 동시에 혹독한 시련을 맞게 될 것이다. 이에 반해 가을의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다가올 겨울을 미리 예상하여 철저히 준비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 개미와 같이 따뜻하고 풍족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가을이다' 이는 곧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좋아진 환경에 눈길을 돌리고 즐기는 것은 잠시뿐이면 족하다. 시련도 끝이 있지만 좋은 시절도 반드시 끝이 있다. 그 때 다시 옷깃을 여미는 심정으로 다가올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다가오는 겨울은 결코 피할 수 없다. 그러니 가을은 참 중요한 시기이다. 아직 삶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너무 이르게 느껴지는 지금이 겨울을 대비할 적기이다. 지금 시작하자. 살을 에는 추운 겨울을 준비하자. 살아가는 계절을 대비하고, 인생의 겨울을 대비하자. 참으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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